그저 잠시 멈춤으로 당도하는

그리운 고향의 나의 집

by 열매 맺는 기쁨

밤 산책을 나섰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장 옆을 지나는데 음식물 썩는 냄새가 났습니다.

낮에는 맡을 수 없던 냄새였습니다.

생명을 입에 넣고 사는 인생의 민낯에 나는 당황했습니다.

내가 기대했던 밤의 서정과는 달랐거든요.


환상의 세계가 아닌, 실제의 밤을 경험하며, 저는 깨닫습니다.

부족한 것도 불편하지만 너무 많은 것 또한 그렇다는 것을요.

너무 적어서 괴로운 줄 알았는데, 사실 너무 많아서였다는 것을요.




군더더기가 풍기는 부패의 냄새는 음식물 쓰레기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겠지요?

나의 넘치는 물건과 당신의 역류하는 감정과, 우리를 묶고 있는 꼬여버린 관계들, 심지어 소화되지 않은 가르침마저, 과한 것들은 독하고 슬픈 냄새를 풍깁니다.



‘그리운 고향의 당신 집’에 당도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우리, 빨리, 많이 배워서 급히 지혜로워지려고 애쓰지 맙시다.

그저 지금 잠시 멈춰, 나와 공간을 둘러봅시다.

내 것 아닌 군더더기 세개를 버리고, 나를 희열로 이끄는 기쁨 세개를 찾읍시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밤을 외면하지 않고, ‘지금 여기’에 실존한다면, 이미 ’ 고향 집’의 은혜를 누리고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당신 오늘, 스스로에게 가장 친절하고 편안한 사람이기를!



#아난다캠퍼스 공간살림명상 중에 작성한 살림 메시지입니다.


씨앗글: 아난다 박미옥의 '일상으로의 황홀한 몰입 살림명상 메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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