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일등의 확률 대신 지금 여기
나는 멋지고 당당한 한 걸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발을 질질 끌어도 좋으니, 제발 저기에 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지금-여기'에 있을 수 있는 나는 이미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니어서, 한 입으로 여러 말을 합니다. '지금-여기가 아니라, 저기에, 거기에, 이쪽으로 쭈욱 가서 오른쪽으로 획 꺾어야만' 행복할 것이라고요.
예전이라면, 너는 사람이 어쩜 이렇게 가볍고 책임감 없냐며, 스스로를 혼냈겠지만, 지금은 귀여워해 줍니다. '나는 귀엽다. 나는 참 귀엽다 하면서요.' 방을 엉망으로 만들고, 엄마 품을 차지하려고 서로를 밀고 때리다 엉엉 울고 마는 내 딸 열매랑 기쁨이가 그런 것처럼, 딴말하고 딴청 피우는 나도 사랑스럽다고요. 내가 이러는 것도 다 잘 살아 보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래요. 여러분, 저는 타고난 대로 한입으로 여러 말할게요. 어제의 글은 잊으세요. 질질 끌어도 좋아요. 도약 못해도 좋아요. 어쨌든 걷다 보면 다리 힘도 생기고 근육도 붙고, 나만의 노하우가 생겨 어디로든 갈 수 있지 않겠어요? 꼭 한걸음 뛰어야 할 땐, 남들 도움도 받고, 틈날 때 도약하는 연습 하면서 내 길 가면 되지 않겠어요? 한 번에 완벽히 잘 되는 것, 세상천지 어디에 있겠어요? 그런 사람이 이 세상 얼마나 되겠어요?
로또 일등의 확률을 가지고, 내 일상과 내 기쁨을 폄훼시켜 가며, 마음먹자마자 미시즈 마스터가 되고 싶어 나를 괴롭히던 건 이제, 진짜, 완전, 그만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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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다캠퍼스의 공간살림 명상 중에 작성한 살림 메시지입니다.
#씨앗글: 아난다 박미옥의 '일상으로의 황홀한 몰입 살림명상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