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사연
오늘은 어버이날.
사실 별다른 기대 없이 하루를 시작했어요. 언제나처럼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잠깐 짬을 내어 밥을 하고, 또 무언가를 챙기고… 그냥 그렇게 지나가는 날들 중 하나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오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말없이 조심스럽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어요.
순간 숨이 멎는 것처럼 마음이 울컥했어요. 손에는 조그만 종이 한 장, 그 위에 꾹꾹 눌러 쓴 글씨와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이 있었어요.
하이큐 애니에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들, 스가와라, 캔마, 등 익숙한 이름들이 반갑게 다가왔고 그 사이사이에 담긴 문장들이 하나하나 제 마음을 톡톡 두드렸어요.
그러다 한 줄에서 멈췄어요.
“부모님은 제 지구의 은하입니다. 아니, 제 지구의 우주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처음엔 예쁘다 생각했는데 계속 읽다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이런 표현을 이런 단어를 이런 마음을 가진 아이구나… 싶어서,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어요.
사실 요즘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조금 지쳐 있었어요. 몸도 예전 같지 않고, 마음도 자꾸 주저앉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아이에게 부족한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밤마다 머리맡을 맴돌았어요.
그런데 오늘 이 한 장의 편지로 아이에게 나는 ‘우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단순한 고마움이나 예의로 쓴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느끼고 써준 거라는 걸 아이의 말투, 글씨체, 그림에서 다 느껴졌거든요.
이런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맙고, 그리고… 좀 벅찬 하루입니다.
저 아이 잘 키우고 있는거 맞죠? ㅜㅜ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는 완벽하지 않고 때론 실수도 많고 조금은 느리고, 가끔은 힘들어서 짜증도 내고 그래.
그런데 그런 엄마를 네가 이렇게 따뜻하게 바라봐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너의 지구이고 싶었는데 오늘은 네가 엄마의 우주가 되어줬구나.
오늘 하루 엄마는 참 따뜻했어. 참 괜찮은 엄마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어.
그리고 그건, 너 덕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