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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Apr 17. 2023

13. 독립적인 아이...
이젠 엄마도 독립합니다.

서로의 자리에서 빛나자

둘째: 엄마. 언니는 5학년 때 데려다줬어?

엄마: 아니.. 언니 5학년 때는 너랑 같이 다녔으니까 혼자 다닌 적이 없지..

둘째: 그럼 엄마 난 5학년이니깐 혼자 다닐게. 5학년인데 데려다주는 건 좀 그런 것 같아.


오늘 방과 후 수업이 있는 날이라 우쿨렐레를 가지고 갈 아이가 무거울 것 같아 데려다주었는데...

아이는 고학년이 되어 엄마가 데려다주는 것이 부끄러웠나 보다. ㅜㅜ

둘째는 애교도 많았는데 요즘 혼자 학교를 다니면서 독립심이 강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아이가 등교하는 뒷모습을 보는데, 왠지 서운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두 감정사이에서 잠시 머물러 있었다.


둘째의 성격은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싫어하는 걸 정중하게 거절하는 편이다.

가끔 귀여워서 내가 오버를 하면 질색을 한다. 

첫째와는 좀 바뀐 기분이 들어 나는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다른 친구들을 존중해 주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는 아이는 반친구들에게도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2학기때는 회장선거를 나가라며 친구들이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오늘 아침 둘째를 데려다주며 조용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맞는 말이라 설득이 된다.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언젠가는 나의 손을 떠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올 것 같다.


둘째는 앉기 시작한 유아기 때부터 고집이 장난이 아니었다. 

7개월 짜리가 앉아서 신발을 혼자서 신으려고 30분 이상씩 끙끙거리며 신발을 신고 온 집을 기어 다녔다.

내가 신겨주기라도 하면 휙 벗어던지고 다시 혼자서 신었다. 

낮잠을 잘 때도 둘째는 신발을 신고 잤다.

혼자 하려는 강한 의지를 그때부터 느끼긴 했지만 요즘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


18개월 때는 5살인 첫째가 가지고 노는 몰펀이라는 교구를 혼자서 몇 개월을 가지고 놀더니 패턴을 익혀 다양하게 확장을 하는 모습이 생각이 난다.

20개월 딸 몰펀작품

요 몰펀이라는 게 소근육발달과 집중력이 없으면 쉽게 만들기를 포기하는데 둘째는 앉으면 혼자서 한 시간씩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 시절 사진을 보면 둘째의 고집은 어릴 때부터 내가 이길 수 없는 영역이었다는 것을 알 것 같다.


이제 두 아이들을 존중하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겠다. 

나 또한 아이들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나만의 공부와 일로 채워 나를 만들어야겠다.

요즘 느끼지만 나이 들면서 공부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 너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를 많이 하고 아이들 육아를 기록했던 순간이 이젠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잘하려고 했다면 시작도 못 했을 테지만 못 한다고 뒤로 빼는 것만 하지 않아도 성공이다 생각하니 한결 편해진다.

못하든 잘하든 다른 사람의 평가는 평가대로 받아들이고 뚜벅뚜벅 내 길을 꾸준하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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