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
모두가 불을 끄고 마무리 한 오늘
간신히 비추는 불빛 아래,
의자에 앉아 연필을 잡는다
무엇을 남기고 싶었던 건지
글자 하나하나 각진 네모틀에 쳐 박는다
세상이 담아주지 못하는 내 글
담아주는 종이가 있다는 게
그려주는 연필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 아니겠나
내 안에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을 끄집어
세상을 그리기도
사랑을 그리기도
슬픔을 그리기도
하나하나 세상에 나올 때
고통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와
가시를 닮은 네가 나를 안으며
나에게 선물하는 따뜻하며 아픈 선물.
발아래로 추락하는 붉은 눈물
아파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
그럼에도 감사한 일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