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을 수 없는 슬픔

내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by 민창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살면서도 '오늘'을 제외한 다른 시간은 지배할 수 없다. '어제'를 고칠 수도 없으며, '내일'를 예측할 뿐 온전히 준비할 수는 없다. 시간이라는 거대한 강물에 떠밀려 다니는 돌멩이 같은 인생. 그런 인생을 살아가며 기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라지만, 삶을 살아가다 보면 기쁨 보다 슬픔이 더 가까운 게 인생의 모습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잠깐의 스치는 행복은 참으로 소중하다. 행복은 슬픔을 위로할 수는 있지만, 깊은 심해 같은 슬픔을 경험한다면 그 슬픔은 어떠한 것도 그 슬픔을 덮을 수는 없다. 삶을 살아가다 경험하는 슬픔은 제각각 다른 깊이가 있다. 발목정도의 깊이가 있어 걸어서 나올 수 있는 슬픔, 허리정도의 깊이가 있어 걷기가 어려워 헤엄쳐 나와야 하는 슬픔, 너무 깊어 빠져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슬픔.


경험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그럴 수는 없을 테니 그럼, 순간순간 제각각 다른 깊이를 가지고 찾아오는 슬픔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슬픔을 즐겨야 하는 걸까. 애초에 슬픔이라는 감정은 즐길 수 있는 감정인 걸까. 잔상처럼, 트라우마처럼 빠져나왔어도 슬픔을 경험한 몸은 기억한다. 슬픔이 불쑥 툭 찾아오면 빛도 닿지 못하는 그런 심해로 낙하한다. 깊은 슬픔을 마주했을 때는 그 어떠한 단어도 슬픔이라는 걸 대체할 수 없다.


슬픔은 슬픔이다.


극복이라는 단어, 위로라는 단어, 해결이라는 단어. 이런 단어들로 슬픔을 덮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마주쳤을 때 슬픔을 인정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개인의 속도로 슬픔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스크린샷 2024-11-06 오후 1.09.43.png 정동길, 11월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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