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흘렀던 단편의 조각, 다시 이으다 (리터치)
누군가에겐 여전히 무거운 말이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말없이 살아 있게 해주는 기운이 되기를 기원 드리며…
1. 서사
말이 되기 전부터 살아 있었던 것.
침묵으로 이어진 삶의 구조,
사라진 장면까지 품고 있는 기억의 길.
2. 균열
무너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가 스며들기 위해 생긴 틈.
빛도, 질문도, 변화도 거기로만 들어온다.
3. 응시
바라본다는 건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안의 무너짐을 응시하는 일이다.
4. 묵음
소리가 없는 게 아니라
감정이 숨죽여 대기 중인 상태.
울음보다 더 큰 말이 도사리고 있는 곳.
5. 떨림
두려움과 설렘은 같은 근육을 움직인다.
살아 있음의 전조,
말이 되기 전의 진동.
6.이음
끊긴 듯 이어진 마음과 마음 사이.
완벽한 연결이 아니라
틈이 있어 더 단단한 관계.
7. 빈틈
부족한 것이 아니라
머물 공간을 남겨두었다는 뜻.
기운이 숨 쉴 구멍.
8. 파편
온전하지 않아도
나를 이루는 명백한 조각.
깨졌지만 여전히 나다.
9. 불시
예고 없이 오는 일은
때로 인생의 리듬을 만든다.
혼돈이 아니라 기운의 기습.
10. 농담
말의 진하기와 옅음 사이.
감정의 선명함은
흔히 가장 옅은 색으로 온다.
•우리가 쓰는 말은
언제나 완성되지 않은 채로 머물러 있다.
서사의 균열은,
그 이야기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묵음 한 체 응시하는 시간들이 만들어낸
빈틈의 떨림 속에서
우리는 이음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러다 불시에,
미완의 파편들이 찾아오게 되는 순간
그때야 말로 우리의 기운을 살짝,
그러나 분명하게 일으킨다.
°오늘도 그림자 속에서 철학을 사유하는 당신에게만큼은, 이 글들이 소소하고도 잔잔한 기운이 되기를...
2회 차 예고
《침울한 철학자에게만 기운 돋는 단어 100선》 2회 차 예고
○ 다음 편에 등장할, 말 없는 말들
11. 뒤척임
12. 감응
13. 흐림
14. 무심
15. 저편
16. 여백
17. 푸르스름
18. 공명
19. 숨결
20.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