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김용오

by 도서관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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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땐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응어리졌던 마음이 시간에 풀려버리고 무심코 걷던 걸음이 갑자기 멈춰질 때 불현듯 그 때 내가 어렸었구나, 한탄 섞인 한숨을 뱉을 때가 있다.


넌 내가 잡기에 벅찰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 상대적 박탈감이 날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널 잡으려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갔었다. 지하철에서 네 카톡을 재촉하던 내 모습이 너의 집 앞에서 나누었던 짧은 대화가 밤늦게 널 기다리며 서성거렸던 골목길이 그 모든 내 서툼과 어리석움이 날 제자리에 못 박게 만드는 부끄러움이 되버린다.


멈춘 발걸음을 떼고 다시 길을 걷는다. 귀에 꽂은 이어폰엔 노래가 나오고 있다.


.... 또 다시 올 수 있다면 그 때는 가깝지 않게, 그다지 멀지도 않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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