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여자들 사이에서는 교묘하게 말을 비꼬며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낮추고 희열을 느껴하는 족속들인데,
이런 이들은 흔히 여우라고 불리지만, 나는 하이에나로 부르고 싶다.
예를 들면, 남자 사람이 동석한 자리에서,
"어머, 너 코 이번에 엄청 예쁘게 됐다."며 성형 사실을 까발리거나,
"얘는 남자 친구 사귀면 주말엔 코빼기도 안 보여요. 남자 친구랑 주말에는 거의 붙어있어서, 누가 보면 이 비싼 서울 땅에 집이 두 개나 있는 애라니깐요." 하며, 나의 사생활을 제멋대로 지껄이는 사람이다.
이들이 가끔 보는 사이라면 차라리 다행인데,
매일 보는 사람일 경우, 특히 대부분은 직장이 여초일 경우,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된다.
내가 뭘 그리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들은 자기들끼리 어느샌가 그룹을 만들고,대결 구도를 만들며,왕따를 시키고,
그렇게 나의 자존감을 긁어먹는다.
이런 인간 하이에나들을 만났을 때,
매일매일 교묘하게 뜯기게 될 때,
무엇인가를 업무적으로 물어봤을 때, 그냥 대답해주면 될 것을, 굳이 비꼬며 말하질 않나. 굳이 바이어 앞에서 면박을 주질 않나. 그러나 먼저 들어온 사람이 꼭 '선배' 여야 하는 회사 문화에 순응하기 위하여 최대한, 그리고 끝까지 예의를 갖추었고, 퇴사하는 날까지 거의 10살이나 차이나는 어린 '선배님'에게 맥없이 물어뜯기기로 마음먹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 수치가 늘어나 몸에 멍울이나 피부에 염증이 올라오고, 멍이 들기까지 하는 저질체력인 나로서,
나는 맥없이 아프기만 하다.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한번 더 참는다.
그리고, 사실 그때 그 자리에선 받아칠 수가 없다.
그런 순발력도 없고,그렇게 똑같이 해주고 싶지 않다.
'그러면 쟤도 상처 받을 테니까.'
라는 마음이 본능적으로 먼저 튀어나와서 문제다.
그리고 집에 와서 한참을 엉엉 운다.
'그때 그 말을 했었어야 하는 건데!!!!'
이런 나 같은 사람들의 특징이랄까.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사실이 있다.
이렇게 얻어맞는 것에 대한 맷집이 생겨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떤 큰일이 닥쳤을 때에는 오히려 덤덤하다.
출국 세 시간 전 사기를 당한 썰이라던지,
정신 나간 놈의 죽인다는 협박에도망쳐보았다든지.
당장 오 갈 곳이 없어져봤거나,
당장 다음 학비가 없어져 막막해 봤거나.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덤덤할 수 있을까.라고 주변 사람들이 신기해하지만,
사실은, 그저 나의 방식으로 조용히 견디는 것이다.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치지 않고 무뎌질 때까지 버틴다.
그저 곰같이.
그렇기에 하이에나와 같은 자존감 도둑에 대한나의 덤덤한 반응과 나의 괜찮음은,
아마 그만큼 많은 일들을 겪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상처를 받았다는 의미다.
아무렇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무렇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좋은 남자/여자를 놓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말로는 나만 바라봐주는 따뜻한 사람을 원하면서도,
그렇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정작 '갑질'을 한다.
자기가 잘난 줄 알아서이다.
조금이라도 나를 짓밟아서야, 안줏거리로 삼아야 성이 차는 그런 못난 사람들,
본인 실수는 관대하고, 내 실수는 만 천하에 공개하고 싶어 안달 난 그런 못된 사람들,
사람을 쉽게 대하는 버릇, '장난'이라는 포장으로 상대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교묘하게 괴롭히는 모든 버릇을 가진 사람들은 편한 것과 개념 없는 것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다.
당신이 괴롭히는 사람이 아니라, 꾹 참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당신은 사소한 행동과 작은 한마디 말에 쉽게 감동받는 사람일 것이다.
이에 보답하고자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을 아낌없이 주는 따뜻한 사람일 것이다.
이미 여기까지 이렇게나 힘들게 보석이 된 당신을,
반짝반짝 빛나는 당신을 놓친 사실만으로도.
그들은인생에서 큰 보물을 놓친 것이다.
늘 참아주다가 뒤돌아서버린 당신에게 사과해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한없는 정을 주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정을 떼는 과정이었고,
더 어려운 것은 그 떨어진 정을 다시 붙이는 것인데.
상대는 그것도 모르고 당신에게 함부로 하였다.
이런 무례함은 내게만, 당신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여서 누군가를 험담하는 사람의 특징은 끊임없이 목표 대상이 바뀐다는 것인데,
그 무례한 버릇을 다른 사람에게 풀어내다가 좋은 사람에게 언젠가는 또 차단을 당할 것이다.
그렇게 점점 좋은 사람들을 조용히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받게 되는 최고의 벌은-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만나게 될 것이다.
얼마 전에 종영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이가 참 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모두가 그 스트레스를 뒤에서 다른 사람과 욕을 하며 푸는 행위를 하며 따돌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