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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Jul 26. 2018

미래의 배우자에게

당신에겐, 이런 여자가 되어줄게요.



나는,


당신에게 노래를 선물하고 싶어요.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 때,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말이 헤퍼질까봐 걱정이 될 때,

당신과 어울리는 멜로디를 담은 노래를 건반으로 그려주고 싶어요.


당신의 기를 살려주고 싶어요.

작은 것에도 늘 감동하고 고마워하며 늘 칭찬을 아끼고싶지 않아요.

능력있는 남자 옆에 늘 미녀가 있듯이, 당신과 같이 걸을 때면 예쁜 옷을 입고, 당신의 친구들을 만날 때에는 다 가렸지만 섹시한 여자가 되어 나타나서 당신을 이 세상에서 최고로 능력있는 남자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당신의 친한 지인들 앞에서는 오버하지 않는 존댓말을 해주며 늘 존경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가끔은 당신을 깜짝 놀래켜주고 싶어요.

어느 날은 앞치마만 입고 요리하며 당신의 퇴근을 맞기도 하고, 아무 날도 아닌데 당신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김밥까지 싸서 찾아가고 싶네요. 데이트가 있는 날이면 몰래 아껴둔 돈으로 당신에게 멋진 옷을 선물하고 싶어요.

 

당신에게 늘 따뜻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고 싶어요.

아침잠도 워낙 많고 원래 아침을 챙겨먹는 사람은 아니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진한 커피는 내려줄 수 있어요. 간단하지만 건강한 아침을 만들어줄게요. 저녁엔 꼭 생일이 아니더라도 미역국을 끓여주고, 고등어도 굽고, 치즈가 듬뿍 들어간 계란말이도 해주고 싶어요.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하고, 밖에서 쉽게 사먹을 수 없는 그런 집밥을 해주고 싶어요.


당신의 가족이 되어줄게요.

내 가방 보다도, 어머니에게 멋진 가방을 먼저 선물해드리고 싶어요.가끔은 아버님과 어머니를 모시고 영화도 보러가자고 데이트 신청하는 그런 센스있는 며느리가 되고 싶어요. 당신과 나를 닮은 아이를 당신이 번쩍 안아 올릴 때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의 미소를 지어주고 싶네요.


당신이 힘들 때엔 함께 울고싶어요. 굳이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저 안아주며 말 없이 옆에 있어줄게요.

당신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끝까지 견딜게요. 당신의 기쁨을 누구보다도 기뻐할게요. 항상 유쾌하고 밝은 웃음을 가지고 어떤 일에도 괜찮아, 하며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여자가 될게요. 모든 울고 웃는 순간들을 함께하고 싶어요.


나는 당신과 함께 걷고싶어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상해 어느 한 구석 플라타너스가 가득한 그 거리,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벚꽃이 많이 피어있는 그 강변,

늘 사람 많은 삼청동에 숨겨진 한적한 그 골목에 안동교회도 같이 가고 싶어요.  

한참 방황할 때 소주 두 병과 포카칩을 들고 올라갔던 오름직한 그 공원도 데려가고 싶어요.

내가 과거에 울고 웃었던 그 모든 거리를 나누며 함께 손을 꼭 잡고 걷고 싶어요.






사랑은 기대하지 않고 주고 싶은 것이라고 배웠어요.

물론 존중을 받을 때 기쁘고, 사랑을 받을 때 기쁘지만...

나는 알아요. 그 것이 근원적인 기쁨이 아니라는 것을요.

당신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어떻게 당신을 기쁘게 해 줄까.. 그 것으로 온통 내 의식이 쏟아져 나에대한 인식을 잃어버릴 때.

'당신의 마음을 얻고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해 줄까'에대한 의식이 나에게 설레임을 가져오고 기쁨을 주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요.


'내가 너를 사랑하니 너는 다른 사람에게 절대 가면 안된다...'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듯, 존중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내가 기뻐하는 것이겠죠.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당신이 원하고 좋아한다면.. 그래도 나는 그 것을 기뻐해줄 수 있는 그릇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악마는 늘 행복이 먼 곳에 있다고 우리를 속이지만, 사랑받아야 행복할 것이라고 속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당신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것임을 평생 잊지 않고 싶어요.

당신에게 받는 사랑과 행복을 마땅한 권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싶어요.



우리 엄마가 내게 알려준대로, 나는 당신이 쉴 수 있는 쉼이 되어지고, 집이 되어주고 싶어요.

당신만을 위한, 다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하는 생명이 되는 여자이고 싶어요.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요.


굳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먼 훗날, 함께 예배를 드리며 주름이 많이진 내 손을 그냥 꼭 잡아주세요.



그 때도 내 옆에 있어주세요.




그 때도..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내 인생에 결혼이라는 것이 있을까.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을까.


나와 같이 '따뜻함'을 매일 꿈꾸며 그 것을 성공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아직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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