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일년, 십이월.

안녕 이공이일

by Shan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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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확실한 겨울이니까. 오랜만에 따듯한 흑당 밀크티를 마셨다. 덕분에 달달함이 가득한 12월의 첫날이 되었다.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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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도 다래끼가 난 적이 없어서 '나는 입술 포진은 갖고 있지만 다래끼는 없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다래끼가 났다. 왜인지 이유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금방 가라앉을 줄 알고 기다렸는데 그럴 기미가 없길래 일하다가 잠깐 약국에 가서 약을 사 왔다. 이 약 한 통을 다 먹으면 낫겠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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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만약에 내가 주택이나 건물을 갖게 된다면, 담벼락에는 덩굴식물을 한가득 키울 거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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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밥을 먹고 카페를 찾아 헤매는 길. 바람이 유독 차가웠고 햇빛은 유독 따스했다. 똑똑하고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볕이 잘 드는 데크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진짜 진짜 귀여워,, 어느새 고양이라는 존재에 스며든 나였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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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 직장동료를 만나 밥을 먹었다. 일할 때 자주 가던 좋아하는 음식점에 갔는데,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갑자기 조금 몽글한 마음이 들었다.

전 직장은 내 인생 최악의 인물을 만난 곳이라 미련도 애정도 전혀 남아있지 않다.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예전 이야기와 회사 사람들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고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서 시간이 흘렀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싫어한다.

아무튼. 깜깜했던 시간 속에서도 이렇게 종종 이야기하고 가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남았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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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술 포진은 갖고 있지만 다래끼는 없는 사람인가 보다'에서의 그 입술 포진이 발동되었다.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입술이 터져버린다.

손가락 부상에 다래끼, 입술 포진까지.. 스스로 느끼진 못했는데 12월 상반기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나 보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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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첫눈은 이미 내렸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이게 첫눈이었다. 하루 종일 조용히, 펑펑 많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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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다고 신나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었으면서 집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주말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포근한 방 안에서 선물 받은 나무 도마에 선물 받은 수제 밀크티와 역시 선물 받은(?) 롤케이크를 예쁘게 올려두고 먹었다. 이게 천국이지 또 뭐가 천국이겠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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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예쁜 천을 구매했다는 지인에게 목도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진짜 만들어주셨다. 고마와요!!! 겨울의 칼바람에 강해졌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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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가장 춥다던 날. 공연을 보러 올림픽공원에 갔다. 하늘색 미친 걸까.. 초점 맞은 사진도 있지만 이 사진이 마음에 쏙 들어서 이걸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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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내 마지막 공연은 풍류대장 콘서트다. 우리 밴드 베이스가 참여해서 챙겨봤었는데 콘서트까지 보게 되었다.

공연은 정말 좋았다. 대단하고 또 대단하고.. 서울 공연은 끝났지만 전국투어라 앞으로 공연이 많이 남아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진심으로 너무너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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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연을 본 덕메이트가 깜짝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 이 친구는 덕메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같은 동생이 되었다.

예쁜 회색 목도리!! 이렇게 나는 갑자기 목도리가 두 개나 생겼고, 이제 겨울의 찬바람은 하나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 겨울 다 덤벼. 내가 다 이긴다!!! 나 이제 짱 쎄졌어. 감기도 안 걸릴 것임.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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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보내고 돌아오니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가 업그레이드 되어있었다. 요즘 엘리베이터는 비접촉으로 버튼을 누르는구나. 코로나가 정말 많은 것을 바꿔놓는 것 같다.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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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름휴가를 사용했다. 2020년에는 결국 못썼기에 올해는 절대 버릴 수 없었다.

3일뿐이지만 나름 든든한 휴가를 갖고 오랜만에 본가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엄청 커다랗고 빨간 해가 지는 모습을 봤다. '이렇게 한 해가 다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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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났다. 이제 사람을 만나면 누구든 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돼버린다. 거리 두기로 가게들이 9시까지만 운영하다 보니 짧은 시간이 아쉬워 길을 걸으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다.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나자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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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를 쓰니 이제야 조금은 2021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 2022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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