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공이일
01.
12월은 확실한 겨울이니까. 오랜만에 따듯한 흑당 밀크티를 마셨다. 덕분에 달달함이 가득한 12월의 첫날이 되었다.
07.
살면서 한 번도 다래끼가 난 적이 없어서 '나는 입술 포진은 갖고 있지만 다래끼는 없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다래끼가 났다. 왜인지 이유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금방 가라앉을 줄 알고 기다렸는데 그럴 기미가 없길래 일하다가 잠깐 약국에 가서 약을 사 왔다. 이 약 한 통을 다 먹으면 낫겠지...
12.
만약에 만약에 내가 주택이나 건물을 갖게 된다면, 담벼락에는 덩굴식물을 한가득 키울 거야. 꼭!!
친구와 밥을 먹고 카페를 찾아 헤매는 길. 바람이 유독 차가웠고 햇빛은 유독 따스했다. 똑똑하고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볕이 잘 드는 데크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진짜 진짜 귀여워,, 어느새 고양이라는 존재에 스며든 나였다.
13.
오랜만에 전 직장동료를 만나 밥을 먹었다. 일할 때 자주 가던 좋아하는 음식점에 갔는데,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갑자기 조금 몽글한 마음이 들었다.
전 직장은 내 인생 최악의 인물을 만난 곳이라 미련도 애정도 전혀 남아있지 않다.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예전 이야기와 회사 사람들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고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서 시간이 흘렀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싫어한다.
아무튼. 깜깜했던 시간 속에서도 이렇게 종종 이야기하고 가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남았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16.
'나는 입술 포진은 갖고 있지만 다래끼는 없는 사람인가 보다'에서의 그 입술 포진이 발동되었다.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입술이 터져버린다.
손가락 부상에 다래끼, 입술 포진까지.. 스스로 느끼진 못했는데 12월 상반기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나 보다.
18.
올겨울 첫눈은 이미 내렸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이게 첫눈이었다. 하루 종일 조용히, 펑펑 많이 내렸다.
눈 내린다고 신나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었으면서 집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주말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포근한 방 안에서 선물 받은 나무 도마에 선물 받은 수제 밀크티와 역시 선물 받은(?) 롤케이크를 예쁘게 올려두고 먹었다. 이게 천국이지 또 뭐가 천국이겠어.
20.
보들보들 예쁜 천을 구매했다는 지인에게 목도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진짜 만들어주셨다. 고마와요!!! 겨울의 칼바람에 강해졌다.
26.
올겨울 가장 춥다던 날. 공연을 보러 올림픽공원에 갔다. 하늘색 미친 걸까.. 초점 맞은 사진도 있지만 이 사진이 마음에 쏙 들어서 이걸로 올리기.
2021년의 내 마지막 공연은 풍류대장 콘서트다. 우리 밴드 베이스가 참여해서 챙겨봤었는데 콘서트까지 보게 되었다.
공연은 정말 좋았다. 대단하고 또 대단하고.. 서울 공연은 끝났지만 전국투어라 앞으로 공연이 많이 남아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진심으로 너무너무 멋졌다.
함께 공연을 본 덕메이트가 깜짝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 이 친구는 덕메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같은 동생이 되었다.
예쁜 회색 목도리!! 이렇게 나는 갑자기 목도리가 두 개나 생겼고, 이제 겨울의 찬바람은 하나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 겨울 다 덤벼. 내가 다 이긴다!!! 나 이제 짱 쎄졌어. 감기도 안 걸릴 것임.
27.
주말을 보내고 돌아오니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가 업그레이드 되어있었다. 요즘 엘리베이터는 비접촉으로 버튼을 누르는구나. 코로나가 정말 많은 것을 바꿔놓는 것 같다.
29.
드디어 여름휴가를 사용했다. 2020년에는 결국 못썼기에 올해는 절대 버릴 수 없었다.
3일뿐이지만 나름 든든한 휴가를 갖고 오랜만에 본가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엄청 커다랗고 빨간 해가 지는 모습을 봤다. '이렇게 한 해가 다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30.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났다. 이제 사람을 만나면 누구든 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돼버린다. 거리 두기로 가게들이 9시까지만 운영하다 보니 짧은 시간이 아쉬워 길을 걸으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다.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나자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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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를 쓰니 이제야 조금은 2021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 2022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