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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Nov 14. 2020

코로나, 이젠 사라졌으면

코로나가 일상의 많은 부분을 빼앗고, 짓밟았고, 파괴시키고 있다. 여기저기서 힘든 소식이 들릴 때면 마음이 아프고, 과연 이전의 일상으로 우리들은 돌아갈 수는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긴다.



2017년 말 직장을 나와, 다시 조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버텨보자 했다. 하지만 그 버팀의 시간은 온몸에 생채기를 냈다. 험준한 산을 넘고 넘어도 보이지 않는 정상을 향해 걷는 느낌이다. 나 스스로 여전히 젊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만만치 않다.


찾았다고 해도, 그것을 이뤄내는 일이 몇백 번의 망치질에도 꿈적도 하지 않는 단단한 돌처럼 견고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가만히 손 놓을 수 없다. 포기할 수 없다. 당장 굶을 수 없으니. 그래서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나와 같이 지금 많은 이들이 칠흑 같은 어둡고 컴컴한 밤의 시간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환경에서 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나처럼 불안하고 답답해하고 있지 않을까.





조직을 나와 내 발로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2년여간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살고 있다. 기존 수입의 삼 분의 일 정도 수준밖에 벌지 못하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나의 삶은 계속 힘들었다. 2017년 말부터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못해, 최소한의 생활로 버티며 지금까지 코로나 이전이나 이후나 크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이따금 내 삶이 여기서 자동차 엔진이 꺼진 것처럼 멈춰버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찾아들 때면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앞으로 더 사십 년을 혼자 아등바등 밥 먹고 살겠다고 삶을 살아갈 날이 떠오는 날이면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한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6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전화나 방문을 듣거나 본다.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라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일이 쉽지 않다. 나 역시 그렇기에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감정이입이 된다. 이 코로나가 언제쯤 끝이 날까, 제발 빨리 지나가 주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것은 그들의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나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조만간 나의 생계에 보탬이 되었던 그 아르바이트 역시 끝난다. 당장 막막하다. 본업인 수입이 생활비도 벌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 그러나 내 삶에 최선을 다해 모든 상황을 강구해보고 상황을 극복하는 수밖에. 이겨내 보리라. 어서, 어서 저 멀리 지나가 버려라.



기관지가 좋지 않은 나는, 환절기 때마다 기침이 잦다. 특히 새벽녘에는 꼭 한다. 그리고 아침에 세수하고 난 뒤 더욱 심하게 기침을 한다. 기침과 더불어 콧물이라는 짝꿍도 같이 맞이한다. 얼마 전부터 그 불청객 기침이 잦아졌다. 어제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는데, 기침을 참을 수 없었다. 마스크 안에서 기침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기침이 계속 나왔다. 앞에 앉은 사람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나라도 쳐다봤을지도 모른다. 미안해졌다. 가슴이 작아졌다. 눈치가 보였다. 나오려는 기침을 참았다. 그런데 그것이 더 고통스러웠다.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길 오늘도 빌어본다. 비염이나 기관지가 안 좋아 힘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기침을 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고, 우리 삶에 불어닥친 힘들고 불행한 일들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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