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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 영 Jan 24. 2019

사랑

도시 프롤레타리아를 거부한 철없는 영의 성장 이야기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그때의 나도 그랬고, 아마 그때의 그도 그랬을 것입니다. 

보고 싶고, 안고 싶고, 함께하고 싶고

함께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

평온하게 흐르는 물결 위에 유유히 흐르는 쪽배를 타고 

서로를 의지한 채 흐르기만 하면 

사랑의 성공이라 할만한 어느 끝 지점에 닿아있을 거라 생각했지요.


그러나,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은 무심한 시간이 

유일하게 내게 알려준 것

사랑은 요동치는 파도 위에 흔들리는 쪽배와 같다는 것

거센 파도와 물속의 수많은 손들이 

두 사람이 탄 쪽배를 거세게 흔들어대지요.

누군가는 추락하고, 

또 누군가는 사망하고,

또 누군가는 구조선을 기다립니다.


그 아비규환을 보고 있자니 이제야 좀 알겠어요, 사랑..


그건 흔들리는 배도, 거센 파도도 아닌

그 척박함을 알면서도 상대 하나만, 

그 눈동자 맑은 빛을 보면서 뻔히 흔들릴 배에 오른다는 것 

물에 빠진 상대를 기꺼이 구해줄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 믿음의 계곡을 지나야 

햇살이 부서지는 온유하고 따사로운 호수로 이어진다는 것을

무심히 흐른 세월이 가르쳐줍니다.


출발이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지요. 

온유하고 따스한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실수를 반복하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사랑의 종착에 다다른 사람들의 바교적 안정된 모양인 것을 모르고 말이죠.


아프면.. 그게 정상이다.

그럼 온유의 호수로 노를 저어가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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