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aun Jan 22. 2019

당신이 말하는 사용자 관점은 함정이다.


"나는 기계치야 내가 이해하면 나머지도 다 이해해."

"내가 이해 못하는 건 다른 사람도 이해 못해!"

"사용자도 이 정도면 알지 않을까요?"






디자이너의 관점이 아닌, 사용자의 관점
viewpoint of user





사용자 관점을 말하는 당신.

UX에서 사용자 관점이란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디자이너가 만드는 모든 것들은 사용자를 위한 것이기에 사용자의 관점으로 디자인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도 당연하다. 은연중에 "사용자 관점에서 봤을 때 이게 맞아요."라고 말하는 디자이너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 이후에 구체적인 사용자 관점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 사용자 관점은 본인의 디자인을 합리화하려는 디자이너들의 치트키로 오용되기도 한다. 또 디자인에 지식이 없는 결정권자들은 어떤가? "나도 사용자고, 또 기계 치니까 내가 이해하는 UI/UX는 다른 사람도 다 이해합니다."라고 말하는 결정권자들. 그렇게 본인의 러다이트 취향으로 다수를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그 이유는 사용자 관점에 대한 몰이해에서 시작된다. 사용자 관점에 대해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누구나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디자이너의 관점은 의식적, 사용자의 관점은 무의식적.

관점을 영어로 말하면 'Viewpoint'다. 관점, Viewpoint는 보는 방향, 보는 위치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 디자이너들은 사용자를 바라보고 디자인한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사유해서는 안된다.


이는 바라보는 방향의 오류이다. 디자이너는 사용자를 보고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바라보는 관점, 방향의 위치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의식적으로 제품을 디자인한다. 하지만 사용자는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사용한다. 다시 말해 디자이너는 제품에 전체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디자인 하지만, 사용자는 제품에 대한 이해 없이 무의식적으로 제품의 일부분만 사용한다. 이것이 오류의 시작이다. 디자이너는 서비스에 대해 전체적인 이해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사용자가 '이 정도면 사용할 줄 알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디자이너의 의식적인 부분과 사용자의 무의식적인 갭을 줄이는 것이 사용자 관점의 핵심이다.

사용자의 관점으로 사유해야 한다.


디자이너가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자가 아니라 사용자가 바라보는 태도나 방향이다. 의식적인 설계를 통해 무의식에 스며들어야 한다.




사용자 관점은 패턴을 파악하는 것.

사용자의 관점을 파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바로 관찰이다. 사용자 관찰은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 관찰해야 한다. 사용자가 관찰을 의식할 경우 원래보다 다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요즘에는 로그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분석을 하다 보면 일관적인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패턴을 파악하는 이유는 패턴을 활용하면 사용자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패턴의 이해 : 빈칸에 들어갈 도형은 누가 봐도 동그라미다.


예를 들어 어느 날 버스정류장에서 호감 가는 이성을 마주친다고 생각해보자. 그렇게 하루 이틀 몇 주 동안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다고 생각해보자. 그 이성에게 말이라도 걸어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름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 그럼 매일 마주쳤던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기다리는 것이 다시 만날 확률이 제일 크지 않겠는가? 그 이유는 그 이성의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패턴을 파악했기 때문 아닌가? 하지만 패턴이 절대적으로 행동을 예측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결정함에 있어 최소한의 확신을 가질 때 결정하지 않던가? 패턴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은 사용자 관점에 있어 최소한의 확신을 가지고 사용자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기업들이 빅데이터에 투자하고 신설 부서를 만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패턴 파악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패턴을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 관점을 논하는 것은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가설은 가설일 뿐, 실행하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사용자의 패턴을 파악하고, 사용자의 동선을 파악해도 실행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전략적으로 주장하는 사용자 관점은 가설이고 공식일 뿐이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실행하는 수밖에 없다. 간혹 그렇게 계획하고 실행한 프로젝트에서 성과가 안 나온다고 하여 사용자 관점에 대한 방법론들을 불신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한 번의 시도로 성공하는 프로젝트는 드물기 때문이다. 예전에 퍼소나에 대한 컨설팅 교육을 위해 pxd의 이재용 대표의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명은 퍼소나를 활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봤지만 성과는 내지 못했다며 퍼소나에 대한 방법론의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재용 대표는 '왜 안되었는지에 대해 분석은 해봤냐?', '개선해서 다시 시도해봤냐?'라는 질문을 했고, 최종적으로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에는 프로젝트 분위기 그래프라는 것이 있다. 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나타는 현상에 대한 그래프다. 그래프는 U자 모양으로 왼쪽에는 '희망'이 쓰여있고 오른쪽에는 '자신감' 그리고 그 사이에 움푹 들어간 부분은 '통찰력'이라 적혀 있다.

IDEO의 프로젝트 분위기 그래프.


IEDO의 CEO 팀 브라운은 디자인을 할 때 "정상에서 정상으로 우아하게 뛰어서 옮겨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개념이 사용자 관점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팀원들은 희망과 낙관적인 마음으로 가득하지만, 통찰력 단계에서는 낙담하게 된다. 그 이유는 통찰력은 언제나 단 한 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좌절과 회의로 가득한 골짜기를 지나게 되면 엄청난 추진력이 생겨나게 된다. 새로운 디자인을 시험해 보면서 계속 나은 방향으로 수정해 간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온다. 바로 자신감의 봉우리에 오르는 것이다. 그것이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준비하고 고민해서 실행한 프로젝트라고 해도 한 번의 실행으로 사용자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오류를 해결해 나가는 점진적인 개선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에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장기적인 로드맵이 중요하다. 사용자 관점은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개선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사용자는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자가 아니다.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자가 바라보는 태도나 방향이다.

사용자의 태도나 방향이 사용자 관점이다.



참고도서

스위치

칩 히스, 댄 히스 지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