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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Nov 04. 2019

타다, 혁신에 대한 오해.

"타다가 무슨 혁신 서비스야?"

"기술 기업도 아니잖아?"

"누굴 위한 혁신인데?"





타다의 혁신





혁신, 기술과 비즈니스.

얼마 전 타다의 서비스가 불법이라며, 검찰이 타다를 기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론은 크게 타다의 혁신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혁신 없는 불법 업체로 비판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그렇다면 과연 타다는 혁신 기업인가? 아닌가? 에 대한 논증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혁신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기업은 많지만 그중에도 애플이 단연 독보적이다. 그렇다, 애플은 기술을 통해 혁신을 이뤘고 생태계 전체를 바꿔 놓았다. 그렇다면 과연 타다의 기술은 무엇인가? 타다의 기술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차량 호출 기술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미 흔한 기술이며, 누구나 구축 가능한 기술이다. 기술의 개발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기술에 논점을 맞추면 타다의 기술적 혁신은 없다. 그렇다면 타다의 혁신은 무엇인가? 먼저, 혁신에 대한 관점의 정의가 필요하다. 혁신은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기술적 관점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점. 나는 타다의 혁신을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모델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가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앤비에 독보적 기술이 존재하는가? 에어비앤비의 서비스는 공급자 즉, 방을 팔기 위해 방을 올리는 사람(호스트)과 그것을 사용하기 위한 소비자(게스트)로 나뉜다. 에어비앤비는 그사이에서 중계 플랫폼 역할을 할 뿐이다. 에어비앤비가 그런 중계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구축에 필요한 기술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에어비앤비의 혁신은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가거나 타지에 가게 되면 현지의 숙박 업체, 호텔이나 레지던스 등 여러 숙박 업체를 사용해 왔다. 에어비앤비 기존 숙박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바로 자신의 집을 공유할 수 있는 온디맨드 공유 비즈니스 모델이다.




비즈니스, 누구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인가?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은 소비자 관점으로 구축되고 운영되고 있다. 기존 숙박업체들은(호텔 등) 공급자 관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관점 vs 공급자 관점, 어떤 관점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이 소비자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겠는가? 다시 타다의 서비스로 돌아가 보자. 먼저 기존 공급자 관점의 택시 시장과 소비자 관점의 타다를 비교해 보자. 탈레스 S. 테이셰이라는 [디커플링]에서 아마존, 우버, 에어비앤비, 슈퍼셀, 넷플릭스등을 고객 가치사슬을 디커플링(고객 가치사슬 해체) 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파괴적 기업으로 설명한다. 파괴적 기업이란, 기존 기업의 고객들의 가치사슬을 디커플링으로 장악하여, 기존의 기업을 파괴한다고 해 파괴적 기업이라 부른다. 이들 기업들의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 관점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는 소비자 관점의 비즈니스 모델은 3가지의 형태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그럼 가치 창출, 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 가치 잠식 3가지 관점에서 기존 시장과 타다의 서비스를 비교해 보자.

기존 시장과 타다의 서비스 비교.


택시와 타다의 비즈니스 모델은 가치 창출과 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의 측면에서는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타다는 기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소비자의 가치를 잠식하는 부분을 분리해 냈다. 기존 시장의 가치 잠식 부분은 공급자 관점의 부분이다. 난폭운전은 조금 더 빨리 이동해서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함이고, 요금 실랑이, 승차거부 또한 공급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모든 기사님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것은 기존 업계가 성찰해야 하는 사안이다.) 타다는 기존 시장의 서비스에서 소비자의 관점으로 소비자의 가치를 잠식하는 부분을 디커플링 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우버, 그랩 등 소비자 중심의 운송 서비스는 많다. 여기서는 국내 서비스 타다를 기준으로 설명하기로 하자.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는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도전자로 부상한다.




불법, 규제로 인해 일어나게 될 연쇄 반응.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소규모 자본 또는 투자로 시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집중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점유율을 장악할 수 없다. 하지만 일단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소문이 나고 확산이 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그렇게 성장하게 되면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에 나선다. 바로 인접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버는 초기 운송수단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우버 이츠(음식 배달), 우버 러시(우편물 배송), 우버 에브리싱(주문형 사업을 관장하는 부서 신설), 우버 머니(금융) 그리고 자율주행으로 기술 확장. 이렇게 우버는 단순 운송수단의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가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 만약 타다의 서비스가 규제로 인해 불법이 된다면, 하나의 기업이 성장하면서 확장할 수 있는 다른 산업도 계속 정체하게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운송수단으로써의 타다의 서비스의 규제가 아닌, 앞으로 더 발전하고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또 기술과 서비스의 관점을 재편해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추세다. 현금과 신용카드가 필요 없는 중국, 테슬라의 자율주행으로 24시간 운송이 가능하게 될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파괴적 기업들이 시장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이런 규제는 기술과 서비스의 시장을 다시 개발도상국 수준으로 후퇴시킬 수 있다. 단순히 기존 시장의 기득권을 위해서 규제를 풀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큰 후회와 실수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타다가 기소되고 이재웅 대표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1995년에 창업한 다음의 이메일도 그 당시에 우편법 위반이라며 논란의 대상이었다는 말은 굉장히 많은 공감을 불러온다.




타다, 혁신에 대한 오해.

현재로서는 타다의 혁신은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다.(규제 없이 성장하면서 기술 기업이 될 수도 있지만.) 타다의 혁신은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기존 시장, 즉 택시 업계는 절대로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개선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타다는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서 충분히 혁신적인 서비스가 맞다. 또 타다가 성장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5년, 10년 후에는 더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망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타다를 이용한 대부분의 승객들이 택시보다 비싼 타다의 서비스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을 무시해선 안된다. 타다는 이미 소비자 관점의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의 공감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타다의 서비스만이 아닌 스타트업의 모든 서비스들이 규제 없는 시장에서 성장했으면 한다. 물론 스타트업을 위해 필요한 규제를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외국의 스타트업과 국내의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환경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규제 안에서 아이디어는 제한적이다. 규제가 조금 더 자유로운 시장이 경쟁력 부분에서 유리하기 마련이다. 시대착오적 규제로 인해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길 바라면서.






혁신이라는   기술의 진보만을 말하는  아니다. 기존에 산재했던 소비자의 장애를 제거하는  또한 혁신의  방법이다. 그것이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으로부터 다름이 시작된다. 기존의 묵은 풍속, 관습 따위를 새롭게 바꾸어가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참고자료

탈레스 S.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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