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즈 손석구편을 보면서 돌아본 나의 디자이너 경력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작성해봅니다. 사실 24년에 1년만 써야지 하고 시작한 월사단 프로젝트였는데요. 꼭 1년 단위로 하지 않으면 어때라는 생각에 다시 연재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본가 창고 정리를 했는데요, 물건에 남아있는 흔적으로 저의 과거를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생각한 건 "참 나는 열심히 매 순간 살았구나"였어요. 형편이 좋지 못해서 뭐든 열심히 진심으로 하던 태도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키즈에 손석구가 나온 걸 봤어요. 그는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고 데뷔했는데, 심지어 연기 전공자도 아니었어요. 원래 미술을 좋아해서 미국으로 갔고, 잠깐 한국으로 돌아와서 입대했는데 자이툰 파병으로 갔다고 해요. 전역하고는 인쇄 업체에서 영업도 하고, 농구 선수의 경험도 있고요. 우리가 생각할 땐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서 참 배우의 커리어가 꼬였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였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포인트는 여기였어요. 그는 매사에 뭐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했는데, 한 예로 DP에서 소대장 역할을 맡았을 때 본인의 소대장에게 연락했다고 했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우선 전역한 지 꽤 되었는데 연락할 수 있다는 것부터 잘 살았다, 좋은 사람인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소대장에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물어보기 위해서 연락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경험들이 연기하는데 밑거름이 된거였죠.
엄정화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내가 보낸 시간에서 버릴 게 하나도 없더라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해요. 나의 커리어 패스를 봐도 완전히 성공의 방정식은 아니지만 오히려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강점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스티브 잡스의 연설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점들을 많이 만들어 놓고, 언젠가는 그걸 잇는 기회가 올 텐데, 그건 점을 만들어 놓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요.
어떤 일을 하든 나에게 언젠가는 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메모를 작성하는 게 모여서 글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점들이 모여서 경험이 되는 것처럼요. 그게 뭐든 도덕적으로 나쁘지 않은 일이라면 가리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요. 나 또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생각하던 게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처럼요.
결국 진정성 있는 태도로 매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요. 꼬인 것 같아 보이는 커리어도, 하찮아 보이는 일상도 모두 나만의 고유한 스토리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지만 묵묵히 그리고 천천히 본인이 걸어가는 길을 걷는다면 언젠가 때가 되면 좋은 날을 만나거나 알아봐주는 귀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벌써 25년도 절반이 넘게 훌쩍 지나갔네요. 올해도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갔는데, 여러분은 어떤 점들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오늘의 월사단은 여기서 정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