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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 Jun 16. 2020

16개월째, 일상이 된 운동   

아직은 무사히 유지어터 ㅎㅎ

구내식당 점심ㅎ 고등학교때 기숙학교를 나와서 삼시세끼 식판에 먹는 밥을 그렇게 싫어했다. 그래도 지금 구내식당 밥은 꽤 맛있는 편이다. :) 그래도 자주는 안 먹는다ㅎㅎ


서울에 돌아와 3월에 복직했으니 벌써 세달 반이 지났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여행다닐때야 여유가 있어서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한국에서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생각보단 행동이 빠른 스타일이라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헬스장에 등록했다.

불타는 의지로 ㅎㅎㅎ 한번에 6개월을 등록했다. 짝궁도 당연히 데려갔다.

코로나19로 한동안 헬스장 운영이 중단되는 때도 있었지만

9월까지 나는 마음 붙이고 운동할 공간이 확보됐다.


사실 3-5월 초반에는 회사에 다시 적응하고

못 보던 얼굴들도 조금씩 보고 하느라 바빴다.

아니다, 진짜 바빴다기보단 그 핑계로 운동을 많이 가봐야 일주일에 이틀 갔다.


8시 출근, 5시 퇴근인데 퇴근하고 저녁먹고 소화까지 시킨 후에 운동을 가자니 자꾸 건더뛰게 됐다.

밥 먹고 배부르면 내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고 ㅎㅎ

괜히 맥주도 마시고 한 잔이 두 잔되고, 드러눕게 됐다.


그러다 슬슬 날도 따뜻해지고, 코로나19로 헬스장에 사람이 줄어든 틈을 타서

지금이 운동해야 할 때다! 싶어서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뭔가 목표를 세우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름대로는 전략적이라고 믿고 있다ㅎㅎ

생각해보니 저녁에 운동을 가는 게 문제였다. 실컷 일하고 와서 피곤한데 무슨 운동이야...

새벽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5월 중순부터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포함 딱 40분 운동하고 샤워하고 집에 들렀다 옷만 갈아입고 출근하자는 창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운동을 못갔다. 못 일어났다.

새벽운동을 시작한 그 주에 겨우 한 번 갔고, 그 다음주는 억지로 두 번 갔다.


알람이 울리면 5분만 더 자자고 눈을 감았고, 꾸역꾸역 일어나서 가더라도 시간이 늦어져 지각하기 일쑤였다.



이렇게는 아침운동이 저녁운동보다 나을 게 없었다.

생각해보니 문제는 알람이 울리고 바로 일어나지 못하는 내 행동 패턴에 있었다.

알람을 5분 단위로 울리게 맞춰놓고 울릴 때마다 끄고, 다시 눈을 감고, 갈까 말까 고민하는 나를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알람을 딱 한 번만 맞추고, 울리면 생각하지 말고 바로 일어날 것.

일어나서 양치질을 하고 운동복만 대충 갈아입고 가방을 메고 바로 집을 나설 것.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망설이면 절대 아침운동은 못 간다는 게 내 결론이었다.

나는 나를 꽤 잘 아는 셈이다.


6월 1일부터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일주일에 3~4번, 한달에 최소 15번 헬스장에 아침운동을 간다. 내 새로운 목표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움직이니까 첫주는 4번, 둘째주는 3번 아침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기가 어렵지 막상 운동을 했더니 헬스장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안전했고,

아침부터 몸을 풀고 적당히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해서 개운했고,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좋았다.

일어나기 힘든 것 외에는 아침운동은 나에게 참 잘 맞는, 좋은 선택이라는 걸 알았다.


전날 술자리를 한 날은 다음날 새벽운동을 못간다. 간이 해독작용을 하느라 단백질 합성을 할 여력이 없어서

새벽운동까지 했다간 간손상이 올 수 있어 쉬는 게 낫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두번은 저녁자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쩌나...

고민 끝에 그래도 사회생활을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술자리를 하고 다음날 편히 운동을 쉬기로 했다.

술도 마시고 싶은 만큼 마셔야 때론 스트레스가 풀린다.


대신 한 번 이상 술자리 약속이 잡히면 그땐 참석만 하고 술은 마시지 않기로 했다.

마셔도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목을 축이는 정도로만 마신다.

이제 연차도 어느 정도 쌓이고 강권하는 꼰대 선배도 없으니 그 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저녁자리나 예정에 없던 자리는 가급적 거절한다.

내 스케줄과 내 일상이 먼저라 굳이 이번주가 아니어도, 약속이 빈 다음주 혹은 다다음주에 보면 그만이다.


나는 먹는 걸 좋아하고 아무거나 먹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다. 식비도 많이 든다. 삶의 낙이다ㅋㅋ 먹기위해 운동한다ㅎ

운동은 예전하고 크게 다르지 않게 한다.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준 후에 스쿼드, 런지, 데드리프트, 레그레이즈, 플랭크 이런 기본적이면서도 소소한 근육관리에 좋은 동작들을 30분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열심히 한다. 러닝머신은 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집에서 헬스장까지 가는 길에 조금 빠른 속도로 걸어서 워밍업을 하는 걸로 대체한다.


아침에 나를 위해 쓰는 단 30-40분의 시간이 점점 좋아진다.

7시가 되면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간단히 화장을 한 후에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출근한다.


아침 출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예전처럼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색조화장을 하고, 마스카라를 바르고, 온갖 정성을 들이지 않게 됐다. 대신 평소 피부관리를 좀 더 열심히 하고 아침에 기초화장 후에 선크림과 비비크림만 딱 바른다.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아도 빠르게, 만족스럽게 하려면 관리에 좀 투자를 해야 한다.

예를들면 아주 자연스러운 눈썹문신을 하고, 립밤만 쓱 바르고 다닐 수 있게 입술에 틴트문신도 하고 ㅎㅎ

트러블이 나지 않도록 피부관리도 열심히 하고 피부과, 피부관리실도 틈틈이 다니면 좋다.

화장품 사고 옷 사는 것보다 내 피부와 몸에 투자하는 게 훨씬 보람있고 결과도 좋은 것 같다.


체중은 영국에 있을때나 여행 다닐때보다 1-2kg 더 빠진 상태에서 유지하고 있다.

이젠 다이어트 식단을 하는 것도 아니고 먹고 싶은 건 디저트류도 가리지 않고 대체로 다 먹는다.

다만 과하게 먹고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관리하는데 그 정도는 조절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여름에 퇴근하고 짝꿍과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 화이트와인 한, 두 잔.

계절마다 먹어야 하는 제철음식, 맛있는 음식... 굳이 안 먹고 닭가슴살만 먹을 필욘 없는 것 같다.

대신 적당히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면 된다.

예전엔 이런 걸 잘 몰라서 괜히 굶고, 적게 먹고, 먹고도 스트레스 받았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서 좋다.


올 여름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도 못 가고 캠핑도 트래킹도 쉽지 않은데

꾸준히 운동이나 하면서 소소하게 보내야 할 것 같다. :)

여름엔 수영장도 다시 등록해서 일주일에 두 번은 물에서 놀아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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