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eak Mar 13. 2024

배낭여행 정리(음식에 대하여)

3 부자 배낭여행 정리

 여행의 종류에 보면 가스트로노미아(Gastronomia)라고 로마 시대 때 각 지역의 맛있는 음식과 포도주를 즐기면서 다니는 식도락 여행이 있다. 그만큼 여행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다양한 SNS플랫폼으로 인해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보이는 것도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여행의 경우에도 음식은 주요 고려 사항 중 하나이다. 물론 음식사진을 찍기 위한 비주얼이 좋은 특이한 카페나 음식점을 찾아가는 게 목표는 아니다.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전통음식을 접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지만, 여행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목표가 변경되었다. 여행 국가별로 특이했거나, 음식과 관련된 추억들을 정리해 보자.

여행전 지역별로 꼭 먹어봐야 음식을 정리한 표


베트남-붕따우&호찌민

 호찌민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니버스를 타고 붕따우로 향해 첫 음식은 붕따우의 식당에서 만나게 되었다.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떠나 처음은 항상 기억에 오래 남는다. 첫사랑과 같이...

 2시간을 달려 붕따우의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숙소에서 7,000원에 오토바이를 빌려 아이들을 태우고 붕따우 프런트 비치(붕따우는 크게 서쪽은 Front beach와 동쪽의 Back beach로 나뉜다.)에 도착했다. 프런트 비치는 작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어울려 있는 구시가라고 한다면, 백 비치는 큰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최근에 형성된 지역이라 볼 수 있다. 프런트 비치는 새해를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가 진행 중이라 간단히 둘러보고 첫 식당을 찾아 오토바이를 몰았다.

3 부자 배낭여행 첫 식당, 무난하게 짜조와 소고기 샐러드를 시켜 이것 저것 배부르게 먹었다. 무난한 시작!!

 이후 밤이 깊어 일찍 자고, 다음날 아침과 점심을 붕따우에서 먹었다. 호찌민에서 3박을 하면서 대표적인 음식을 위주로 아이들과 먹는 것으로 계획하였고, 지난번 호찌민 여행에서 아침 러닝 후 찾은 쌀국숫집을 잊지 못해 그 식당을 택시를 타고 방문했다. 쌀국수도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3대 쌀국숫집보다는 지역에 현지인들의 맛집이 위생은 조금 부족하지만, 가격이나 맛이 더욱 좋은 듯했다. 여행 전에 지역별 음식으로 꼭 먹어봐야 할 것들을 정리한 글이 있는데 그중에서 분보후에와 고이꾸온을 제외하고는 모두 찾아 맛보았다. 이 밖에도 기억에 남는 음식은 붕따우의 오징어 국수, 현지인들이 찾는 쌀국수 등이 있었다.

4군에 위치한 현지인 맛집 쌀국수 스페셜(3,500원), 붕따우 반꼿(3,000원), 호찌민 여행자 거리(데탐거리) 껌승(3,000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페낭

 호찌민에 비해 말레이시아에서는 크게 먹을 만한 음식이 정해지진 않았다. 사전에 맛집을 구글 지도에 저장할 때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저장된 개수가 적었다. 다양한 맛집 관련 유튜브를 봤지만, 대부분 아침 브런치 관련 내용이 많거나 여성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달달구리한 음식이나 음료 위주의 내용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이슬람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술값이 비싼 것도 별로 맘에 들지 않는 점이었다. 말레이시아의 음식은 주로 야시장에 가서 먹는 것이 주를 이루었으며, 몇몇 식당의 경우 차를 타고 찾아서 가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은 말레이시아의 첫 음식이었던, 인도식당의 음식과 야시장에서 먹었던 음식들, 그리고 페낭 도착 후 먹은 딤섬이 기억에 남는다. 그 밖에도 망고치킨, 나시르막, 둘째가 여행 내내 맛있다고 얘기한 버터 치킨과 함께 페낭엣 8시간 연착하며 공항근로자들이 가는 공항밖 현지인 식당에서 먹은 나시르막도 기억에 남는다.

페낭에서 유명한 망고치킨(맛은 뭐 쏘쏘), 극락사 가기전 현지식당의 런천미트 나시르막
페낭 도착 후 처음으로 들른 딤섬집과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의 미 고랭

타이-푸껫(남부)에서부터 북부를 거쳐 방콕(남부)까지

 타이는 푸껫에서 시작하여 북부부터 방콕까지 육로를 타고 이동하며 가장 오랜 기간 여행을 했던 지역이라 다양한 음식을 경험했다. 굳이 타이 전통음식이 아니더라도 한식과 양식을 넘나들며 다양한 음식을 맛본 기억이 남는다. 태국에서는 방콕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이동을 했기 때문에 식당을 선택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푸껫에서는 바다와 해변에 빠져 음식은 크게 기억에 남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경험해 보라고 시켜준 파인애플 볶음밥이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맛도 있어 기억이 난다. 치앙라이에서는 메콩강 삼각주를 거쳐 미얀마 국경이 있는 매싸이에서 점심을 먹었던 식당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수코타이 역사공원 내에 마련된 야시장에서 이틀 식사, 매싸이 식당의 풍경

치앙마이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갔으나 아이들이 많이 먹지 못해 아쉬웠던, 독일식 뷔페식당이, 수코타이에서는 기념일이라 수코타이 역사공원이 야간개장에 야시장이 열려 역사공원 안에서 먹었던 저녁식사가 특이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아유타야에서도 주말에만 열리는 야시장에서 먹었던 저렴하면서 다양한 음식이 아직 눈가에 선하다. 방콕에서는 이틀 연속 찾았던 작은 수로 옆에 형성된 노천 식당이 기억에 남는다.

아사만 커리, 이틀연속 찾은 수로 변 노천식당, 카페에서 팔던 팟타이

타이에서 먹어봐야 할 음식 중에 카오쏘이와 카오카무는 결국 먹지 못했다. 뭘 먹을지 계획을 세우고 간다고 해도 상황에 따라 음식을 모두 먹을 수가 없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먼 거리의 음식점을 가거나 웨이팅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먹고 싶었던 음식을 못 먹을 경우가 더 자주 발생한다.


라오스-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까지

 라오스는 이제껏 비엔티엔으로 들어가서 루앙프라방에서 국경으로 가거나,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루트를 항상 이용해 왔다. 이번에는 방콕에서 루앙프라방으로 입국하여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루트를 선택했다.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루앙프라방으로 맛있는 음식과 저렴한 가격, 조용한 분위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곳이다. 라오스 역시 무난한 여행을 보내서 크게 기억에 남는 음식은 없다. 방비엥에서 아이들과 싸워 기분이 별로 좋지도 않았고 전체 일정 역시 5박 6일의 짧은 일정이라 떠오르는 음식이라고는 문 닫은 루앙프라방 숙소 앞에서 애들을 재우고 2km 걸어서 이동한 라이브 바에서 먹은 안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 또 하나는 비엔티안 야외 BBQ 무제한 집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생각이 난다.

루앙프라방 라이브바에서 먹은 시푸드 샐러드와 비엔티안의 신닷집


베트남-하노이&땀꼭

 여행의 끝자락으로 올 수록 음식이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이쯤 되면 이제 살아서 돌아가는 게 최고의 덕목으로 남을 만큼 여행의 의미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노이와 땀꼭은 2박 3일 기간이라 먹어본 음식도 적고 꼭 먹어봐야지 하고 생각한 음식도 없다. 땀꼭은 또 현지 투어형식으로 다녀와서 음식을 우리가 고르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건 씨클로 기사와 협상이 결렬되고 숙소로 돌아가다 들른 우렁이와 조개를 파는 현지 식당이다. 현지인이 대부분에 목욕탕 의자에 쪼그려 앉아 먹는 시스템이었는데, 조개류 밖에 없어 둘째의 식사가 걱정되려는 찰나 치킨을 파시는 분이 돌아다니면서 한 접시씩 팔아서 그걸로 둘째도 맛있게 먹은 호안끼엠 호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식당이다. 조개찜과 고동찜과 치킨을 시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는다. 물론 노이바이공항 라운지에서 먹은 맥주 6캔과 안주들도 기억에 남는다.

고동과 치킨, 조개찜을 먹고 하노이 맥주거리를 지나다 한 컷(다음엔 맥주거리에서도 한 잔을 기약하며)


한 끼에 가장 싼 식사 vs 가장 비싼 식사

 한 끼 기준 가장 싼 식사와 비싼 식사 모두 타이에서 기록되었다. 가장 싼 식사는 치앙라이에서 온천을 하고 가려고 했던 식당이 문을 닫아 구글 평점만 보고 들른 대학교 앞에 있는 쌀국숫집이었고 가격은 한 그릇에 1,500원 정도 했다. 3그릇을 시켜 총 5,000원 정도가 나온 집이었다. 아이들은 이 집에 앵무새가 있어 앵무새 식당으로 기억한다. 가장 비싼 식사는 둘째의 생일에 찾은 푸껫의 한식당에서 먹은 55,000원이 가장 비싼 한 끼로 기록되어 있다.

치앙라이 대학교 앞 국수집(5,000원) vs 푸껫 한식당에서 한식(55,000원)



이전 09화 배낭여행 정리(숙박시설 돌아보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