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의 변화는 태도에서부터
도전적인 한 주였다.
첫 째, 팀 운영 효율성을 위해서 내가 운용 중인 펀드 하나를 다른 매니저에게 맡기기로 했다. 어느 수준이 나의 한계일까, 어느 수준부터가 팀을 위한 일일까. 그 변곡점이 모호함으로 다가올 때 머리가 피곤해진다.
둘 째, 프로젝트 B는 포기해야 할 상황에서도 포기하기 싫은 딜이다. 투자 매력도는 높지만 동시에 다른 PE들도 검토 중이어서 딜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 이런 답답한 상황 속에서 창업주가 투자를 내년에 받겠다는 결정을 했다. 업황이 너무 좋아 좀 더 실적을 올린 후 기업가치를 더 높이려는 수가 보인다. 투자를 받는 입장에서도 타이밍이 중요한데,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할 무렵 회사의 핵심인재이자 승계 대상인 창업주의 아들을 독대할 기회를 얻었다. 실낱같은 희망이다. 다시 이 프로젝트를 테이블 위로 올려놓고 싶다.
가끔 통제 할 수 없는 환경 앞에서 무력해진 내 모습이 보인다. 이게 첫 번째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고, 정신을 차리고 변하지 않을 '환경'에서 시선을 '상황'으로 돌려본다. 어차피 내가 설정한 환경이 아니다. 하지만 상황은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상태이고, 변화는 내가 선택한 태도에서 시작한다. 나는 지금부터 일정 기간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프랑스의 문인 발자크의 '우아한 삶에 대하여'에 밑줄 쳐 놓은 몇 구절에 조언을 구해본다.
우아함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수단과 방법을 감추는 것이다.
그래, 인내의 기간 동안 나를 존중하고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나의 고충을 드러내지 않고,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나아 가야겠다.
우아함은 수단과 목적이 어울리길 절대적으로 원한다.
그래, 나의 태도와 여기서 이어지는 행동이 조화롭게 맞아 떨어져야 하겠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자.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려운 시장이다. 펀드 레이징은 점점 힘들어지고 언론에서는 우리 같은 중소형 PE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은 수용하고, 그저 견디는 것보다, 이 과정 속에서 나를 단련시킬 수 밖에. 지금 나와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수단과 방법은 무난함 속에 넣어두며 묵묵히 계속 나아갈 수 밖에.
*왜 센 리큐는 이도다완을 최고라 극찬했을까. 전혀 의도하지 않은, 작위가 없는 무난함과 자연스러움을 통해 아름다움을 보여줬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