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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Feb 17. 2024

현재에 집중하는 일

호흡을 오롯이 느끼며 두 발을 현재에

2023년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한 일 중 하나는 운동이다. 22년 여름 쇄골 골절수술 이후 어느정도 회복기에 들어갔을 때 PT와 필라테스를 등록했고 일년넘게 이어오고 있다. 한 주에 각각 1회씩 1:1 수업을 받고, 나머지를 개인운동으로 채우니 주5일 운동루틴이 생겼다.




PT 트레이너, 필라테스 코치님과 핀 제거수술 후 재활까지 일년 넘게 합을 맞추다 보니 이분들이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된 듯하다. 특히 PT 트레이너와 대화를 많이 하는데, 이분과 운동을 하다보니 파워리프팅에 재미가 들렸다. 개인 운동시간을 확보해 가면서 수업은 자세교정위주로 진행을 했고 120kg 정도로 시작한 1RM 스쿼트 중량이 별다른 정체기 없이 170kg까지 늘어났다.


개인운동은 트레이너가 만들어준 프로그램을 따라가는데 조금 버거울때도 있지만 스트렝스와 볼륨훈련을 적절히 섞어가며 잘 짜준다. 어느정도 편안하게 다룰 수 있는 무게의 범위가 생기면서 요즘은 회복탄력성 저자 김주환 교수가 내면소통이란 책에서 언급한 고유감각훈련, 운동명상을 시도해보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특히 호흡을 놓치지 않고 근육과 관절에 전달되는 느낌에 집중하라는 내용인데 생각보다 호흡에 집중하는게 어렵다.


이런 요즘의 배경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 주 트레이너의 조언이 아직까지 은은하게 남는다.


”제가 정진님을 봤을 때 성실히 잘 하고 계시지만 걱정되는 포인트가 딱 하나 있어요. 자신의 몸상태를 잘 인지하셨으면 좋겠어요. 무슨말이냐면 고수와 초고수의 차이는 쉼의 타이밍에서 와요. 자신의 몸, 컨디션을 잘 살펴보고 쉴 때는 쉬어줘야 한다는거죠.


제가 정진님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주지만 저는 정진님의 몸상태를 몰라요. 저 같은 경우 헬스장에 와서 벤치프레스 100kg 정도 한번 들어보고 그냥 집에 갈 때도 있어요. 그날은 운동할 컨디션이 아닌거죠. 이를 무시하고 몰아치게되면 정체기가 빨리와요. 악순환이죠.


 예를 들어 스트렝스 훈련을 통해 1RM 100kg을 확인했어요. 그러면 안정적 100kg 구간에 진입하기 위해 좀 더 가벼운 무게인 80kg을 8회씩 4세트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거죠. 적절히 쉬어가며, 무게를 컨트롤하며 자세의 안정성을 통해 오랜기간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하는거죠. 몸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해요.“


벤치프레스 1RM 100kg을 달성하고, 120kg을 위한 100kg에 집중하게 되면 자세의 안정성을 잃을 수 있다. 이건 현재에 집중하는게 아닌게 되는거고. 100kg을 확인했으면, 무게를 줄이고 호흡을 놓치지 않고 천천히 내 의도와 동작이 주는 감각에 집중하는 일. 이때 나는 온전히 현재에 있게 된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면서 이게 프로젝트를 대하는, 일을 할 때 내가 유지해야 할 태도여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내 호흡, 속도를 오롯이 느끼며 두 발을 항상 현재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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