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을 마치고 2주만에 텃밭을 찾았다. 그동안 다른 분들이 가꿔주셨는데, 사진으로 공유해주시는 텃잩 모습을 볼 때마다 사진이 아닌 실물로 텃밭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작물을 심은지 한달 정도기 됐는데, 그 사이에 배추는 덩치를 키워갔고, 무는 어느새 땅 위로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2주 전 배추에 물과 마요네즈를 섞은 벌레퇴치 천연 농약을 뿌려줘서 그런지 배추는 벌레를 먹지 않고 잘 자라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배추 잎은 흔히 먹지 않는 억센 부분이기 때문에 나중에 안쪽 잎이 차오를 때 벌레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 벌레는 너그럽게 용서를...)
배추는 언제 심는 일정에 상관없이 김장철에 수확을 해준다. 그 이후에는 배추가 얼어서 썩어버리기 때문에 배추는 꼭 김장철에 수확하자
배추 옆에 심어 둔 무도 꽤 잘자라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임에도 머리가 땅을 뚫고 나와 있었는데, 이 부분은 정기적으로 살펴보고 주변 흙으로 머리를 덮어줘야 한다. 우리는 지난 여름 만들었던 천연퇴비를 사용해서 멀칭을 해줬다. 이 때 천연퇴비가 잎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효가 덜 된 퇴비는 작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무 멀칭을 하고, 배추와 무의 힘을 보태주기 위해서 천연비료인 오줌 액비를 뿌려줬다. (오줌 액비 만드는 법은 지난 번 글을 참고해주세요) 오줌 액비는 질소 함량이 높아서, 잎 채소류가 성장 할 때 도움을 준다. 액비의 양은 파란색 큰 조리개에 물을 한가득 체우고, 패트병 뚜껑으로 액비 3번 정도 넣고 희석해서 사용했다. (액비는 꼭 희석해서 사용하세요.)
다음으로는 당근과 열무를 솎아 주었다. 당근은 씨뿌림으로 심어서 촘촘하게 자란 상태였는데, 3~5cm 간격으로 중간중간 뽑아줘야 한다. 너무 촘촘히 있으면 비좁은 틈에서 당근이 자라기 힘들겠죠.
열무의 경우 씨앗 3개~4개를 점 뿌림으로 심었는데, 모두 골골루 자라줘서 그 중에 한 녀섞을 솎아줬다. 나중에는 하나만 지속적으로 키우면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비트를 정리하고 시금치를 새로 심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비트가 잘자라고 있었는데, 안 본 사이에 많이 죽어있었다. 그 배경에는 토마토가 있었는데, 여름에 싱그럽게 맺혔던 열매가 땅으로 떨어지면서 그 속에 있던 씨앗이 싹을 틔운 것이다. 이 때 비트의 뿌리를 공격하면서 비트가 전멸해버렸다. 결국 그 자리에 토마토를 뽑아주고, 시금치를 새로 심었다. 시금치는 11월 쯤 수확한다고 하니, 잘 자라주기를 기대해 본다.
아직 가을 작물들의 풍년을 이야기하긴 섣부르지만, 지금까지 매우 잘 자라주고 있는 것 같다. 올 추석이 지나고 다시 텃밭에 찾을 때면 얼마만큼 성장해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