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군 May 22. 2018

고구마 오신 날

홍성으로 귀촌한 지 3개월차

직장 생활하며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소소한 행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8년 5월 22일(화)


이번 주말에 서울로 올라갈 일이 생겨서

석가탄신일 연휴에 고구마를 심기로 했다.

근처 농자재 마트에서 한단에 8천 원인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 순을 샀다.

(한단에 한 10평 정도 심는다고 한다.)


아침 8시 일찍 준비하여 밭으로 향했다.

지난 주말에 11시 쯤 밭에 나갔었는데,

오랜만에 땡볕에서 일을 해서인지

열병이 도져서 주말 동안 골골거렸다.

그래서 서둘러 나갔지만,

더운 건 똑같더라;;;


며칠 사이에 밭에 풀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며칠 사이에 풀들은 또 무럭무럭 자랐다.


우선 고구마 심을 자리에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낫으로 베어주었다.

두 고랑만 하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고구마 양이 많아서

약 4고랑 정도 작업을 했다.


그리고 둑에 쌓인 지푸라기를 열어주고

호미로 땅을 훅훅 쳐준 후

시원하게 물로 흙을 적셔주고

고구마 순을 하나씩 심었다.


밤고구마 2 고랑, 호박고구마 2 고랑


밤고구마 한 고랑을 심고 물이 없어서

나머지는 물을 주지도 않고 심었다.

고구마를 다 심으니

11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이제 정리하고 집에 가려는데,

저 멀리서 금쌤이 트럭을 타고 오시더라;;

우리가 심은 고구마를 보시더니


에이, 이거 다 잘못 심었어.
이렇게 심으면 고구마 못 먹어!
다 다시 심어야 돼


............


고구마는 처음 심는 거여서

책을 보고 따라 했는데,

우리가 너무 얕게 심었던 것이다.

자연농 교실

어쩔 수 없이 점심을 먹고 다시 심기로 했다.


점심을 먹으면서 금쌤 왈,

두둑을 호미로 쭉 파고

고구마 순 사이에 새로 나오는 작은 잎만

흙 밖으로 나오게 심으라고 했다.

나머지 잎은 어차피 다 죽고

그 작은 잎만 뻗어 나온다고...

그리고 고구마는 친구를 싫어해서

주변을 잘 정리해줘야 한다고 했다.


마침 날씨가 흐려서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고구마와 깻잎은 비를 맞고 심어야 잘 큰다고;;


점심을 먹고 다시 밭으로 향했다.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우리는 심었던 고구마 순을 다시 뽑고

금쌤 조언대로 두둑을 호미로 촵촵촵 한 후

고구마를 심었다.


일을 끝내고 보니 어느덧 3시?!

그래도 비가 온 덕분에 시원하게 작업했다.

금쌤을 못 만났더라면 올해 고구마와는

안녕했겠지...?


고구마를 열심히 심고 있는데,

마로 님이 오셔서

남은 수박 모종을 건네주었다.

지난번 모종 장터에서 샀던

수박과 참외 모종이

다 죽어서 씁쓸하였는데,

부디 무럭무럭 자라주기를...


수박 모종을 심어주다








매거진의 이전글 흙 냄새를 맡고 자리잡는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