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1:1 상담 후기
‘책은 대체 어떤 사람이 내는 걸까.’
올해부터 조금씩 책을 읽고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책에도 관심이 갔다. 십여 년 전과 달리 유명한 소설가나 작가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나 학생을 위한 책쓰기 강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책을 내는 걸까, 문득 그 과정이 궁금해진 나는 3만 원에 4시간 책 쓰기 특강을 들었다. 글쓰기와 책 쓰기는 접근 방법을 달리 가져간다는 것, 기획 출간 등 새로운 책 쓰기의 세계에 대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책 쓰기 관련 일대일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책 쓰기 강사와 면담을 통해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들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책쓰기의 세계는 내가 생각한 것과는 약간 다른 결이었다. 지금 막 글쓰기가 조금씩 재미있어지고 있는 나에게 여러 단계를 훌쩍 건너뛴 책 쓰기는 800만 원의 수강료만큼이나 다르게 다가왔다. 결국 책 쓰기 수업은 듣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여러 생각들이 오간 시간이었다. 책을 쓴다는 막연한 생각 전에 책 출간 단계마다 촘촘한 고민을 한 번쯤 해봐야 할 것이다.
어떤 책을 쓸 것인가
여러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자기계발서를 쓸것인가, 아니면 전문지식을 나누고 노하우를 보여주는 전문서를 쓸 것인가, 소설 또는 에세이를 쓸 것인가. 같은 글이라도 어떤 글을 쓸 지에 따라 결이 달라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방향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에세이를 쓰고자 하는데 자기계발서 출판 강의를 열심히 들으면 생각하는 바와 결이 다른 내용의 책이 나올 수 있다. 책의 내용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이것이다. 내가 세상에 ‘어떤’ 종류의 책을 쓸 것인가 말이다. 면담을 받으며 나는 아직 답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깃을 분명히 정한다.
글쓰기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책쓰기는 타인을 위한 글쓰기의 지분이 높다. 때문에 구체적인 타깃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타깃은 주변에 있는 인물로 상정하고 그 사람에게 책을 준다는 생각이 들게 구체적으로 타게팅을 해서 꺼야 한다. 그래야. 타깃을 기반으로 1차 독자가 생기고 이를 자탕으로 더 넓은 독자층이 생길 수 있다.
책 제목과 목차의 중요성
글이라는 콘텐츠만 생각했던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준 부분이다. 사람들은 때로 직관에 의해 움직인다. 한마디로 ‘느낌’이다. 책 제목이나 목차를 보고 책을 고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제목과 목차가 중요하다 말한다. 정돈된 목차, 타인에게 가치나 도움 또는 위로나 공감이 되는 목차를 구성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목차가 집을 짓는데 뼈대를 세우는 것이라면 글은 시멘트를 바르고 집의 형태를 갖춰가는 닐이다. 뼈대부터가 탄탄해야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있다.
글쓰기와 책 쓰기는 다르다
글쓰기로 시작해서 나중에 목차를 하나 두 개 잡아 나아가다 보면 책이 완성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 쓰기는 목차대로 쓴다고 했다. 책 쓰기는 명확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하는 전 과정이다. 콘텐츠 기획. 시장분석과 자료 수집. 출판 전략. 원고 쓰기. 출판기획서 작성. 및 피칭 등의 과정이 수반된다. 그래서 출간이 목적이라면 조금 더 시야를 넓게 가져가야 한다.
왜 책을 내려는가
책을 쓰려면 막연한 생각이 아닌 책 이후의 경로를 그려봐야 한다고 강사는 말한다. 결국 나를 위한 책쓰기 인지, 대중 앞에 강연을 하려는 이유인지, 나의 개인 브랜딩 인지, 전업 작가를 위함인지 등을 한 번쯤은 깊이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이다. 단지 글쓰기가 좋고 나를 바꿔주는 작은 습관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영감이 탁 오고 느낌이 드는 순간에 글을 쓴다. 생각했던 날들이 많았다. 요즈음은 그런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계속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도 근육처럼 손을 움직이다 보면 조금씩 습관이 되지 않을까.
‘책쓰기와 글쓰기는 별개다’라는 말은 크게 와 닿진 않았지만, 책 쓰기라는 관점이 글쓰기와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건 오늘의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