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10컵 마시기 도전
‘하루 8잔의 물. 하루 2L 물 마시기’
물 마시기의 공식처럼 통용되는 말이다. 수분 손실을 막고 인체에 수분 상태를 적정히 유지시키려면 2리터 정도는 매일 마셔줘야 한다고 한다. 물을 자주 많이면 혈류량이 늘어나서 노폐물 배출에 좋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다.
세계 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물 섭취량도 1.5~2리터라고 한다. 하루에 500ml도 버거운 나에겐 매일 물 마시기란 늘 어려운 과제다. 요즘에는 그 양이 조금 늘었지만, 이전엔 식전에 나오는 물을 한두 모금 마시는 걸로 하루 마실 물을 대체했다.
한의원을 찾은 일이 있었다. 혹 때문에 고생을 하고 나서였다. 의사 선생님은 혈액이 끈적하지 않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주 물을 마시라고 했다. 특별한 원인이 없이 계속 나던 두드러기 등도 노폐물 배출이 문제가 되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물 마시기의 중요성은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일이었다.
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침 출근 때에는 디카페인 라테를 마시고, 점심 식후엔 대추차를 마신다. 물을 마실 때는 영양제를 먹을 때뿐 통 손이 가지 않았다. 물이 맛있다는 이들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물 2리터 마시기’는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의 영역이다.
물 마시기 기록하기
기록은 현재를 진단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물 마시는 걸 수시로 기록해보기로 했다. 대략 200ml 컵으로 10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 1잔 마실 때마다 체크를 했다. 한 번 마실 때 왕창 마시는 게 아니라 조금씩 나누어먹으려 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시는 주기가 좁아졌다. 빨리 10컵을 다 마셔버리고 ‘물의식’에서 자유로운 상태가 되고 싶었다. 차라리 시간 단위로 물 마시는 알람을 설정해두는 게 수기로 기록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됐다.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거나 해서, 일정한 간격으로 물을 마시는 건 이미 포기했다.
결론적으로 회사에서는 모두 여섯 번의 물만 마셨다. 1.2리터 정도의 양이다. 집에서 한두 잔 마신다고 감안해도 오늘 목표대로 이루진 못했다. 물 마시는 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하루 10번이나 정수기 앞으로 왔다 갔다 하는 건 의식적인 연습 없이는 힘든 일이었다. 하루 마실 물의 양을 미리 떠다 놓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일각에서는 억지로 2리터를 채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뿐 아니라 육류 등 음식 속에 이미 수분이 존재하고, 청량음료나 주스, 탄산수도 수분이 들어있어서 꼭 의식적으로 2리터를 채우는 건 크게 의미 없다는 말이다. 단숨에 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물 마실 때 레몬 조각을 넣어 마시거나, 탄산수를 마시거나 하는 과정을 통해 물 마시기에 조금씩 쉽게 다가가 볼 일이다.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씩 의식적으로 노력하다보면 익숙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 믿는다.
물 마시기 방법
체온보다 낮은 30도 전후의 미지근한 물이 좋다. 찬물을 마시면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우리 몸을 정상체온으로 올리는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게 된다.
물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조금씩, 천천히 마셔야 한다. 식사 30분 전, 식사 2시간 후, 아침 공복이나 일상생활 중에는 1시간 간격으로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탄산수는 물을 마시는 게 익숙지 않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많은 양을 마시면 위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어 하루 300ml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