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냥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희정 Jan 09. 2021

지친 하루, 마음 들여다보기

이젠 정말이지 혼자가 싫다

"어떻게 그런걸 다해요?"
"왜 못하는 게 없어요?"
"혼자서 정말 많은 걸 하시네요."
"언제나 열정이 넘치시네요."

라고 묻거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간간이 들어왔던 말들이지만, 유튜브를 시작한 후로는 그런 이야기를 유독 더 많이 듣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 몇 달 사이에는 하루 건너 하루, 혹은 매일 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말이다. 나도 혼자 다 하기 싫다. 혼자 많은 걸 하기도 싫고, 귀찮게 모르는 걸 일일이 공부해가면서 할 줄 아는 일로 만드는 것도 싫다.

시작은 그랬다. 그냥 어쩔 수 없어서. 내가 여건이 안되니깐 혼자 힘으로 할 수밖에 없어서, 돈이 없으니까 직접 할 수밖에 없어서, 내가 책임지고 있는 것들이니까 감당할 수밖에 없어서, 누가 대신 해주지 않으니까 묵묵히 해야하는 방법밖에 없어서, 모르는 게 많으니까 직접 공부하면서 할 수밖에 없어서, 능력이 안되니까 사람들을 함께 아우르면서 할 수 없어서. 즉, 결핍이 많다보니 그것들을 채우려 혼자 많은 것들을 감당하면서 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 뿐이다. 말그대로 그냥 하는 거다.

하지만 오늘처럼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휘몰아쳐서 다가오면 정말이지 너무 지친다. 얼어붙은 수도처럼 내 마음도 바짝 얼어붙었다. 함께 마음을 나누고, 일을 나누고, 고민을 나누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이 느껴져서 그저 힘이 들고 지친다. 그냥 다 해야해서 묵묵히 해나가다가도, 오늘처럼 친구도 애인도 동료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과 마주하다보면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깊은 나락으로 빠지고야 만다.

그래서 그냥 다 하기가 싫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일도 또 다시 수만가지의 하기싫은 것들과 마주하며 고독한 싸움을 이어나가야만 한다. 이제는 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뭐든 말이다.

#지친하루 #마음들여다보기
#정말이지 #혼자가싫다

매거진의 이전글 "잘 살고 있어, 이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고 있나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