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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ure Sep 19. 2019

[남자의요가] 몸을 정렬해야 하는 이유

전사자세에서 깨달은 정렬의 원리

등을 펴고 곧은 자세는 늘 불편하다

 영점을 잡는다고 표현이 있다. 영점은 군대 용어인데, 소총의 조준점을 잡는 것을 말하는데, 흔히 초기화의 작업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요가를 하면 몸을 '정렬'한다 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다. 기본 동작을 하기 전에 머리와 척추, 골반과 발끝을 일직선에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의식하지 않으면 몸은 편안한 형태로 가려고 하고, 흐트러진 형태로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없다. 등을 펴고 곧은 자세는 늘 불편하다. 그만큼 평소의 자세가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는 증거다. 

요가를 배우는 많은 사람의 이유가 아마 올바른 자세를 만들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를 자세가 무엇인지 몸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업에서 선생님이 늘 강조하는 것이 정렬이다. 정렬된 자세가 불편하다면 그만큼 몸의 균형이 흐트러졌다는 증거다. 


자세의 정렬은 따라 조금씩 다른데, 원리는 상하/좌우 동일한 위치와 동일한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앉은 자세에서 시작하게 되면 좌우로 엉덩이를 들썩여서 무게가 골고루 배분되고 있는지 척추가 곧이 서 있는지 느끼는 작업이다. 물론 자세를 하다 보면 다시 정렬을 흐트러지고, 비틀어진 자세로 돌아간다. 그래도 정렬은 의식해야 한다



전사 자세 (Virabhadraasana II)



 정렬이 이론적으로 간단 하지만 그 기본이 가장 어렵기도 하다. 정렬에 대한 깨달음은 얻은 건 워리어, 비라바드라, 전사자세였다. 기본적으로 허벅지의 근력을 이용해 하체를 지지하고 양팔을 벌려 균형을 맞추는 자세다. 언듯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자세다. 남자인 나는 근력면으로 유리했고,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골반도 덜 틀어져 있기 때문에 유연성을 요하는 자세보다 조금은 편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뒤늦게 깨달은 것이 요가에서 쉬운 자세는 단 한 개도 없다. 다만 자신의 몸의 상태에 따라 조금 다를 뿐이다. 


“워리어 자세에서 팔이 접히는 부분을 앞면으로 오게 해서 몸을 정렬하세요”

“엥? (팔꿈치 접히는 부분이 앞면으로 오는 게 된다고?)”


이 포인트에서 궁금증이 생긴 건 주변을 둘러봐도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팔을 넓게 펴기만 되고 나는 팔을 최대한 넓게 폈다. 그리고 나의 팔꿈치를 봤다. 팔이 접히는 부분 안쪽이 정면이 아닌 위로 45도를 향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내 팔꿈치 안쪽을 보며 정면으로 정렬하라는 눈빛을 보냈으나, 난 할 수 없다고 아니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손목을 아무리 돌려 팔꿈치는 정면으로 향하지 않았다.



“어깨를 돌려 팔꿈치 안쪽을 정면으로 돌려보세요”

아 어깨를 돌리면 되는 거였구나. 이 바보 … 어깨를 돌려 팔꿈치 안쪽을 정면으로 향하고 손목을 이용해 손의 방향을 바꾸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제대로 된 정렬을 하고 있으니, 평소 안 쓰던 어깨 근육이 사용되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나니 워리어 자세는 절대 쉬운 게 아니었다. 나는 어깨가 기본적으로 뒤쪽으로 돌아가 있었던 것이다. 평생 살면서 어깨의 위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정렬을 통해 교정 가능한 것도 한편으로 감사하게 생각했다.


사람마다 기본적으로 정렬이 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팔꿈치 안쪽이 모두 정면을 향해 있었다. 기본적인 정렬이 완성된 분이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어깨와 승모근, 등이 많이 굳어 있기 때문에 그 근육을 사용하는 자세에서는 분명 정렬이 안되어 있고, 여자의 경우는 어깨나 등은 부르러워 반면 골반이 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다 다른지만 기본적으로 남녀의 신체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팔과 어깨의 정렬을 신기해했다. 선생님의 팁은 팔을 벌리고 손바닥을  뒷면으로 돌려 어깨를 고정하고 손목으로 손바닥만 앞으로 돌리면 정렬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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