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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국의시니 Oct 01. 2021

스미마셍, 일본어가 서툽니다만...

친구 사귀기의 기쁨과 슬픔


















나는 일본어를 거의 못한다. 그러면서 겁도 없이 일본에서도 사투리 제일 심하다는 아오모리에 왔지. 사투리로 악명 높은 동네지만, 뭔가를 구입하거나 상점에서 필요한 '돈 쓰는' 상황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 "스미마셍, 일본어가 서툽니다만..." 하면서 말을 살짝 흐려주면 친절한 일본인들은 곧 알았다는 표정으로 무언의 외국인 맞춤 서비스를 알아서 제공해주곤 하니까.


가끔씩 남편 친구들의 모임에 낄 때가 있다. 상점에선 어찌어찌 돈만 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사교모임에서 "스미마셍, 일본어 못해요" 했다간 바로 "사요나라" 되는 거다.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해야 더 깊은 친분을 쌓든 말든 할 텐데 통역해 줄 남편이 없으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홀로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니, 뼛속까지 내향형인 나는 친구들 모임에 초대받을 때마다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흔치 않은 사교활동의 기회임에도 말이다.


하지만 말라가는 식물에 물을 주면 필사적으로 수분을 빨아들여 이내 생기를 갖고 고개를 추켜세우듯, 막상 가서 같이 웃고 떠들고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섞여 있다 보면 고민이 무색하게도, 없는 인싸력까지 쥐어짜가면서 필사적으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나를 발견한다. 말은 잘 못해도 웃을 줄은 알아서 다행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광대는 좀 뻐근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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