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가 함께 생각하는 동화 두 번째 편
“이렇게 더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오늘이 앞으로 맞이할 여름 중 가장 시원한 날일지도 모릅니다.”
폭염과 국지성 폭우가 번갈아 지구를 흔들고, 동해안은 물 부족에 허덕이며, 유럽은 전기 부족으로 일상이 멈추곤 합니다. 더는 '어디선가 일어나는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동화를 쓰게 된 건,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마음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제가 겪은 계절은 사계절이 분명했고, 봄은 꽃비로 시작해 초록으로 물들었지만, 지금 아이는 계절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삽니다.
봄꽃은 폭우에 젖기 일쑤고, 봄은 겨울처럼 쌀쌀하거나 초여름보다 덥기도 하지요. 어쩌면 우리 아이에게 '사계절'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선 단어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큰 기후변화의 피해자는 바로 지금의 어린 세대일 것입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닌 세상에서, 그들은 숨을 고르기도 어려운 더위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래서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고백에서 시작되었고,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자각으로 이어집니다.
동물과 식물, 곤충과 꽃들이 회의하고, 조사하고, 분노하고, 반성하는 이 이야기는 단지 상상이 아닙니다. 지금도 자연은 인간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무시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 슬픈 건, 인간뿐 아니라 자연도 점점 인간을 닮아간다는 설정입니다. 타인을 배척하고, 낯선 존재를 경계하며, 자기 편안함을 지키려는 태도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거울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저는 이 이야기를 절망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꿈속에서 속삭이는 나비처럼, 희망은 언제나 가장 가볍고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다가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 아이와 나눈 한 번의 대화, 전기 사용을 줄인 그 순간이 바로 지구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 동화가 우리 아이와 함께, 또 그 아이가 살아갈 세대를 위해 함께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밤 자연이 내 꿈을 빌려간다면??
푸르른 지구가 요즘 자주 아프다는 소식이 숲에 서서히 퍼졌어요.
처음엔 그러려니 했던 동물들과 식물들도 이제는 눈에 띄는 변화에 놀라 긴급회의를 열었답니다.
"올해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직 봄인데 내가 벌써 지고 있어." 진달래가 연분홍 꽃잎을 떨구며 말했어요.
"난 털을 얼음물에 담가도 계속 더워. 앞으론 털을 밀어야 될까?" 북극곰은 얼음 한 조각 쥔 채 황당한 표정이었어요..
“내 귀는 바람을 더 많이 모으려 두 배로 커졌어. 그런데도 더위가 뼛속까지 파고들어… 헉헉…”
사막여우는 모래먼지처럼 숨을 흘리며 힘없이 말했어요.
결국 동물들과 식물들은 분노와 걱정을 안고 조사단을 꾸리기로 했어요.
며칠 뒤, 고슴도치가 이끄는 조사단이 돌아왔어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정말 믿기지 않아요! 나무를 베고, 바다에 쓰레기를 던지고, 공기를 잿빛으로 만들면서도 여전히 ‘왜 날씨가 이상하지?’라고만 말해요!”
고슴도치는 가시를 바짝 세우며 울분을 터뜨렸죠.
그 말을 들은 꽃들도 한 마디씩 쏟아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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