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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만들어가는 믿음에 대하여

by 선향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아 웬만해서는 가격이 오르지 않는 우리 동향집의 좋은 점은 흐리지 않고 시간만 맞출 수 있다면 매일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기의 젖니처럼, 새봄에 내미는 새싹처럼 배꼼 내밀다가 이내 둥글게 떠오르는 붉게 반짝거리는 첫 햇살을 받은 날은 가슴 속 불씨 하나를 품에 받아 지닌 느낌이다.


멀리서 빛나는 별은 스스로 불타는 태양이다. 십여 년 전 '행복의 민낯'이라는 공저 책을 쓰며 한 달간 행복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출판사에서 뽑은 내 글의 제목은 '내면의 따스한 불을 밝히다'였다. 내가 지닌 '좌불안석 존재불안' 고질병을 진단하고, 일상 속 몸과 마음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실험 속에 유난히 나는 사무실에서 외로움과 싸늘함을 많이 느끼고 따스한 햇살과 온기를 그리워했다.


그때 다니던 옛 직장에서 깊이 마음 나눌 이가 없었고 더구나 건물은 북향이라 유난히 싸늘했다. 그때도 자신에 대한 믿음의 부족을 문제로 진단하고 자기 확신과 취향을 키워 가리라 다짐했던 걸 보면 이 문제는 쉽게 완쾌되지 않는 내 인생의 고질병, 인생 주제임이 분명하다.


마음속에 스스로를 제한하는 생각들과 부정적 믿음을 제거하고 싶다는 소망이 가득하던 중에 ‘루이즈 헤이’라는 분의 자기 확언 영상들을 보게 되었다. 무의식 안에 자동화된 부정적 사고의 큰 길이 생긴 뇌 회로 안에 긍정적인 믿음과 자기 확신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자는 것이 확언의 취지이다. 그녀는 말한다.


"저는 평생을 한 가지 중요한 진리를 발견하고 나누는 데 헌신해왔습니다. 바로 우리의 믿음이 우리의 존재를 형성한다는 사실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보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무엇보다도 인생이 우리에게 어떻게 흐르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믿고 있느냐에 따라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내린 선택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 그 하루들이 모여 평생이 되는 것이니 자신을 향한 믿음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천개의 손


살고자 하면

온 천지가 너를 살린다.

들에 핀 백합화

하느님의 은혜로 자라듯이

천수관음의 자비 구할 때

네게 닿는 모든 손이, 네 두 손이 관음의 손이 된다.

그리하여

관음은 천개의 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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