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한 단계
누가 가르쳐주는 것도 아닌데
참 대단한 생명체다.
손을 입으로 가져가서 열심히 주먹고기를 먹더니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팔을 번쩍 들고 있고
어느 날부터는 뒤집기 연습한다고 낑낑거리며
머리가 산발이 되도록 몸을 꼼지락 거리더니
어느 날엔가 드디어 뒤집기를 성공했다!
그간의 노력을 알기에 신이 나서 축하해 줬더니 본인도 좋았는지 그 뿌듯해하는 웃음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뒤집기를 성공해서 이제 좀 짜증이 주나 했더니 되집기를 연습하고, 되집기까지 성공하니 배밀이를 시작하고 배밀이를 열심히 하더니 기기 시작하고, 그것도 점차 실력이 느니 기어 다니는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아기는 아기 나름대로 계속 자신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고, 나는 그저 쫓아다니기 바빠질 뿐이었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기쁨은 신기함이 공존한 행복이었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만큼 걱정도 늘어났다.
'자는 동안 뒤집기를 성공하면 어쩌지?'
'잠깐 다른 일 하는 동안 움직이다 위험해지면 어쩌지?' 등등
아기가 신생아 시절일 때는 육아의 행복과는 별개로 몸이 너무 힘들어서 "누워있을 때가 제일 편한 거야"라는 육아선배들의 말이 듣기가 싫었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었다.
어느 단계든지 쉬운게 하나 없었지만, 아기는 누워있을 때가 제일 편한게 맞았다.
(끄덕끄덕, 겪어보면 공감할 것이다.)
아이가 누워있을 때는 통제라도 가능하지만
아이가 기어 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하나씩, 하나씩 손에 닿이는대로 저지레를 시작하는데
내 눈에는 솜인형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위험한 물건들로 보였고, 몇 번의 아찔한 경험을 한 후, 나는 사지 않겠다고 생각하던 아기 안전 펜스를 바로 구입했다.
ps. 육아는 템빨, 국민템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때부터는 통제의 기준에 대해 엄청난 고민이 시작되는데 난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누군가의 육아방식이 참고서는 되겠지만 답안지는 아니니 휘둘리지 말고, 나와 아기만의 방식을 찾아보자.. 고 생각하지만 육아는 늘 어렵다.
엄마도 스텝바이스텝,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