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홍삼이의 첫 돌

우리 집 꼬마빌런의 탄생!

by 반짝반짝 작은별


잘 먹지 않고, 잘 자지 않지만 시간은 흘러

홍삼이의 첫 돌이 다가왔다!

1년이 지나도록 홍삼이는 통 먹지를 않았고

성질이 뻗치다 못해 (그 와중에도) 차마 이유식은 못 건드리고 휴대폰을 집어던진 뒤 알아듣지도 못할 아이를 앞에 두고 너 이러다가 잘못되면 어떡하냐며 엉엉 운 날도 있었다. (겪어본 엄마들은 이해하리라)


신기하게 키 하고 몸무게만 안 늘 뿐,

개월수에 맞게 발달상태가 좋은 홍삼이는 첫돌에 맞춰 걸음마도 하고, 울타리처럼 만들어놓은 범퍼매트를 혼자 탈출하기도 하는 등 눈 깜짝하면 붕붕이 위에 올라타있거나 잠깐 설거지하면 미끄럼틀에 올라가 있는 등

엄마의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드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특기가 있었다.


신랑은 어김없이 항상 바빴고,

아이들은 분단위로 싸웠다가 좋았다가 엄마만 화가 난 채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밤이 다가올수록 더 빠르게 소진되는 체력은 늘 화를 내고 소리 지르는 엄마로 마무리가 되었고, 그런 나의 모습이 싫음과 동시에 항상 반복되는 이 상황, 더 참지 못하고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다는 미안한 마음에 소리 죽여 훌쩍훌쩍 우는 날이 늘어만 갔다.


힘들 것도 알았고, 많이 사랑해 주겠다고 했는데

그걸 지키지 못했다는 게,

홍삼이를 배에 품었을 때 나에게 떠들어대던 오지라퍼들의 아이가 불쌍하다는 그 이야기가..

계속 떠올라 결국 그들의 말처럼 되는 것 같아

더 좌절스럽고 내가 너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희망회로를 잘 돌리는 성격 탓에

오늘은 평화로운 육아를 하자! 라며 곧잘 털어내기도 했는데 끝은 늘 똑같거나 비슷했기에

분노와 훌쩍훌쩍 엔딩이 바뀌지를 않았다.


홍삼이도 코시국인지라 고민 없이 홈파티로 돌잔치를 진행하였고, 왜 둘째는 늘 첫째만큼 받지를 못하는지?! (용돈이나 돌반지 같은 것들)

둘째인 엄마가 둘째인 홍삼이에게 또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홍삼이가 가족들에게 받는 사랑만큼은 산삼이와 똑같으리라!


산삼이때와는 달리 홍삼이의 돌잔치는 더 정신이 없었고, 더 시끌벅적했다.

돌이 지나 본격적인 걸음마를 시작하고 나서는 밖에서도 엄마 손을 안 잡고 돌아다니려 하고 온 벽지며 종이며 책도 조각조각 찢어놓고 쪼꼬만 게 성질은 또 왜 이렇게 드러운지 산삼이가 아니라 홍삼이가 우리 집 빌런역할을 차지했다!


PS. 산삼이는 아주 아주 순한 맛이었다.

산삼이는 우리 집 최약체, 홍삼이는 우리 집 꼬마빌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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