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커피, 그리고 쉼

by 반짝반짝 작은별


임신과 동시에 밤에 푹 잠들 수 있는 날은 손에 꼽을 만큼 귀하다.

엄마들의 능력이라면 능력인데, 수면 중에 대다수의 아빠들이 잘 듣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감지한달까?


밤낮없이 육아에 온 신경이 가있자니

피로도가 층층이 겹쳐 체력이 받쳐주지를 못했다.

심각하다고 느꼈던 순간은 설거지를 하면서 세제 묻힌 접시를 그릇건조대에, 건조대에 놓아둔 접시를 다시 싱크대로 갖고 오고 있는 반쯤 정신 나간 상태를 인지한 상황이었다.

커피는 시험기간에 라테정도나 홀짝이는 정도였는데 그때부터 정신 차리기용으로 마시던 커피가 이젠 내 하루의 소소한 힐링시간이 되어버렸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이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어릴 땐 이 생각이 나를 옥죄일 정도로 강하게 있었다.

따뜻한 품과 마음, 사랑으로 안아주고 보듬어주며 온화하고 평온한 육아를 꿈꿨다.

그리고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SNS 속 사진처럼 웃음만 나오는 그런 꽃 같은 육아는 정말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것들이 많아졌고, 내 분노표출은 소리를 지르거나, 악을 쓰거나, 궁디맴매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매일 밤, 혹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있을 때 나의 모습이 너무 못나보였고 감정조절이 안 되는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 아이들에게 사랑만 주겠다던 나의 다짐과 책임감, 현재의 모습이 겹쳐지며 나의 감정을 점점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눈물이 많아졌고, 마음이 고독해졌다.

나는 휴식이 필요했다.


PS. 아이들이 어릴 때 시부모님은 영상통화를 정말 자주 하셨다. 아이들의 육아를 도와주시려는 마음도 있으셨을 거고, 하나밖에 없는 손자, 손녀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셨을거다.

문제는 영상통화가 너무 잦은 데다가 길었고, 나는 너무 불편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언제 올 거야~?"라는 질문이 나에게 답을 구하는 것 같아 굉장한 스트레스였고 영상통화를 하는 시간에는 맘이 편한 듯 불편해서 상황이 조금 힘들 때는 굳이 힘들게 받지 않고 피하게 되었다.

나는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티가 나지 않게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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