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의 감촉
신랑과 입원수속을 마치고 병실을 배정받았다.
코로나라 그런지 6인실이었는데도 전부 커튼이 쳐져있었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입원 첫날은 따로 할 일도 없어서 조용하고 담담하게, 잠깐씩은 착잡해지기도 했지만
'뭐, 얼마나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와 '내일의 수술은 잠들어있을 나에게 맡긴다!'라고 마음을 정리하며 마무리되었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수술설명을 듣고 관장도 하고, 수술복도 입고..
수술실에 가기 전, 신랑과 잘 자고 올게! 웃으며 인사도 했다.
베드에 누워 몇 번의 실패 후에야 바늘을 꽂는 데 성공하고(수술용 바늘은 두껍다)
수술받는 부위를 선생님과 확인하고 잠시 대기한다며 나 혼자 대기실에 누워있을 때는 살짝 긴장도 되는 것 같았다.
천장에는 성경책의 한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무교임에도 굉장히 힘이 나는 문구라서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몇 번이고 되뇌었다.
수술준비가 다 되었는지 수술실로 이동할 때는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병원 천장의 형광등이 휙휙 지나가는 걸 보았는데 '와, 드라마랑 똑같다' 싶으면서도 병원 특유의 차가움이 점점 더 강하게 느껴지며 나의 현실을 깨닫게 했다.
수술실에 도착하고 마취를 시작할 땐 수술실이 정말 춥다고만 느껴졌다.
시각도, 촉각도, 후각도 모두 차갑기만 한 공간.
그 차갑기만 한 공간에서 마취선생님이 내게 따뜻하게 뭐라 뭐라 말씀을 하셨는데 아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마취는 언제 되는 거지..?'라는 생각을 끝으로 내가 서서히 몰려오는 통증에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수술이 다 끝나고 회복실이었다.
회복실에서 병실로 이동하는 동안 통증은 점점 강해졌지만, 심호흡을 하니 잠깐은 참을 수 있었다.
무사히 병실 도착 후에는 신랑을 보자마자 갑자기 눈물샘이 터지는 바람에 소리도 못 내고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으니, 간호사선생님이 많이 힘들었냐며 괜찮다고 다독여주셨다.(흑흑, 아직도 눈물 나는 기억이다.)
이렇게 나의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신랑은 신랑대로 수술실 밖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수술 중에 나온 교수님이 원래 계획했던 종양 부분제거 시 과다출혈위험이 있어 전체제거를 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허벅지피부이식을 피하기 힘들거라 말씀하셨다는데 그 말을 들은 후에 수술시간은 계속 길어지는 데다 갑자기 한 수술방에서 응급코드가 떴다고 했다.
순간, 그 수술방이 내가 있는 곳일거라는 생각에 신랑은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은 종양 전체제거도 잘 되었고, 허벅지 피부이식도 없이 잘 끝마친 상황이었다.
이제 경과만 좋으면 되는데..
몸에서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교수님의 표정도 밝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