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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한 샤인 Mar 06. 2024

혹시 글쓰기 강의 해주실 수 있어요?

북스타그램 하다가 강사도 도전!



늦은 저녁 시부모님이 회를 떠주셔서 가족 모두가 회잔치를 하고 있었다. 초장빨로 회맛을 즐기는 초딩입맛인 나는 광어회에 초장을 듬~~뿍 찍어 소스가 흐를라 입에 넣는 순간 카톡이 하나 도착했다.



선생님:  샤인 님 통화 가능하세요?
나 : 앗 안녕하세요~!! 지금 가족들과 식사 중이어서 ~~ 8시 이후에 전화드릴게요!!



북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강의를 해주신 분에게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이지? 개인적으로 연락한 건 처음이어서 요즘 왜 북스타그램 열심히 안 하고 있냐고 한소리 듣는 줄 알고 잔뜩 긴장하며 정각 8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하니 의외에 질문이 돌아왔다.



선생님 : 샤인 님~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인스타그램 같이 하시는 분들이랑 강의를 하나 준비해 볼까 하는데 혹시 SNS 글쓰기 파트를 맡아서 강의해 주실 수 있는지 제안드리려고 연락드렸어요."

나: "네?? 강의를요? 제가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극도로 어려워하는 나는  얼떨떨했고 제안은 너무 감사하지만 결국 거절해야 할 거 같은 미안함에 안절부절못했다. 근데 그때 들려온 희망적인 한마디!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녹화본으로 올릴 거라서 30분 정도만 간단히 준비해 주시면 되세요~! 그리고 수익도 내서 강사분들이랑 나눌 거예요~!



오! 녹화본!! 그리고 수익까지!??? 새로운 기회도 감사한데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제안이었다. 요즘 과일값이 너무 비싸서 과일 사는데 돈을 아끼고 있던 중이라 돈 벌어서 맛있는 과일 왕창 사둬야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즉흥적, 라이브는 약하지만 매끄럽게 녹화될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해 보고 강의영상을 올리는 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녹화본요?




저 그럼 해볼게요!!






어떤 내용을 더 강의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책사진 찍는 팁도 같이 촬영하겠다고 해버린 나. 하하...^^

그날부터  준비기간이 한 달여간 주어졌고 SNS 글쓰기, 책사진, 퍼스널브랜딩 관련 책들을 읽으며 강의를 준비했다. 평일은 육아 때문에 거의 시간을 못썼지만 주말, 설날연휴 거의모두 반납했다. 강의를 녹화하기에는 캔바라는 프로그램이 편리해서 새로 배워가면서 하느라 조금 더뎠다. 준비를 다하니 40여 페이지의 강의자료와 1시간이 되는 강의내용이 완성 두둥!!




마감 3일 전! 녹화를 우리 집 작은방에서 하려고 했더니 둘째가 "음마음마" 하는 소리가 다 들어가서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시행착오를 거쳐 강의녹화를 완성했다. 와~ 뿌듯! 이제 끝인 건가? 후련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는데  이게 무슨 일... 아침에 녹화본을 다시 보니 내가 너무 졸린 나머지 목소리에 영혼 없이 교과서 읽는 수준이었고 영상에서 내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 망했네.... 다시 해야겠다. 역시 쉬운 건 없어.




남편에게 부탁해  첫째 둘째를 데리고 키카에 3시간만 다녀와달라고 하고 다시 녹화를 시작했다. 어제 잠을 2시간 밖에 못 자서 낮시간이어도 몽롱했지만 마지막 힘을 끌어내  강의는 완성했고 카페에 업로드도 완료! 같이 강의를 올려주신 분의 강의들도 너무 유용해서 그 부분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은 혜택이었다. (오픈채팅방으로 부수입 벌기, 캔바강의, 챌린지 운영비법, 전자책완성하기, 스토리릴스 만들기 강의)




나는 북스타그램을 운영한다고 열심히 하고 있지만 본업은 육아맘이고 솔직히 직업이 북스타그래머라고 또는 브런치작가라고 말할 수는 없는 처지다. 그냥 현재진행형인 거지 성과가 나온 건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만


강의를 준비하는 한 달 동안 백팩에 노트북, 책들을 챙겨 머릿속에 강의 생각이 가득했던 그  시간들이 내가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성취감이 컸다. 오래간만에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이 몸을 도는 느낌이 팍팍 돌았던... 감사한 2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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