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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수선화

by 도심산책자

수선화

나태주


언 땅의 꽃밭을 파다가 문득

수선화 뿌리를 보고 놀란다

어찌 수선화, 너희에게는 언 땅 속이

고대광실 등 뜨신 안방이였드란 말이냐!

하얗게 살아 서릿발이 엉켜 있는 실뿌리며

붓끝으로 뾰족이 내민 예쁜 촉

봄을 우리가 만드는 줄 알았더니

역시 우리의 봄은 너희가 만드는 봄이었구나

우리의 봄은 너희에게서 빌려온 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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