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겨우살이

나름의 이유는 있다

by 도심산책자

세상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제 한 몸 살아내기 위해

겨우살이는 참나무 가지 위에 둥지를 틀었다


​헐벗은 나무의 영혼을 자양분 삼아

태양빛을 온 몸으로 받아내어

탐욕의 꽃을 피웠다


​뒤돌아 생각하니

한 평생 누군가에게 기대어 사는 것이

어디 겨우살이 뿐이랴


​뒤틀린 삶에도 이유는 있고

언젠가 꽃 피울 날 있으니

오늘도 우러러 태양빛을 삼켜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