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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빛푸를은 May 12. 2024

우리 셋째형은 멀뚱이 ⑧

4. 세상의 모든 학교      


세상의 모든 학교는 깊은 숲속에 있었어요. 앞에는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죠. 오솔길을 따라 제법 들어가자 아주 낡은 나무로 된 교문이 있었는데 그 위에는 큰 잎의 넝쿨들이 가득했습니다. 


미고의 엄마가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이곳이 학교인지 몰랐을 거에요. 비밀의 문 같은 그곳을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세상에나 그곳은 고양이 학교였던 것입니다. 우리가 들어가자 운동장에 있던 고양이들이 갑자기 눈 깜짝 할 사이에 눈앞에서 사라졌어요. 중요한 것은 그 고양이들뿐만이 아니라 나도 놀랐답니다. 

엄마가 고양이와 개는 친해질 수 없다고 했었거든요.     


“세상에!”      


내가 놀라서 입을 다물고 있지 못하고 있자 미고의 엄마는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어요.     


“놀랐니?”      


“네….”     


나는 무서웠어요. 고양이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나무 뒤, 나뭇잎 속에서 은근하게 지켜보는 눈빛이 느껴졌어요. 나는 얼른 이곳을 벗어나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교는 숲속에 있어서인지 낮이었지만 왠지 음산한 기분마저 들었거든요! 마치 어두운 숲속에서 노란 눈들만 깜빡깜빡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았습니다.   

  

“혀...엉... 집에 가자”      


나는 멀뚱이 형을 돌아보며 말했어요. 그런데 글쎄 멀뚱이 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죠.     


“형?”      


나는 두려운 목소리로 멀뚱이 형을 불렀어요. 그런데 형은 어디 갔는지 대답이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아줌마... 너무 무서워요. 집에 가고 싶어요...”     


“무섭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고양이가 많은 곳은 처음이지? 하지만 이곳은 고양이 학교이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도 있어. 괜찮아. 조금 다녀볼까?”    

  

고양이는 우리를 보고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지도 저리 가라고 멍멍 짖지도 않았어요. 이따금 야옹거리긴 했지만요! 나는 미고의 엄마 옆에 딱 붙어서 아주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런데 형은 어디 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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