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빛푸를은 May 12. 2024

우리 셋째형은 멀뚱이 ⑩

5. 숨바꼭질 


멀뚱이 형은 세상의 모든 학교에 다니게 되었어요. 나도 형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나는 다른 형들과 함께 강아지 명문학교에 다니라고 해서 가지 못했습니다. 멀뚱이 형이 너무나도 부러웠지만 대신에 학교가 끝난 후 세상의 모든 학교에 놀러 가는 것은 허락을 받았습니다. 


나는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멀뚱이 형이 있는 세상의 모든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그곳에 가면 탁 퍼지는 오래된 숲에서 나는 상쾌한 향이 나를 언제나 설레게 해요. 

운동장에 인조 잔디가 깔린 강아지 명문 학교와는 달리 그곳에는 자연 그대로의 풀과 생명들이 가득했습니다. 무당벌레, 장수하늘소, 쇠똥구리, 거북이...


토끼와 염소들이 운동장에서 풀을 뜯고 있었고, 동물들은 자신이 원하는 계획에 따라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또 학교에서 각자의 속도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도와주었어요. 


나는 그 학교에서 얼마 전 새로 알게 된 토끼형을 만나 같이 놀나았습니다. 토끼형은 내 털을 골라주는 걸 좋아했습니다. 계속 내 털을 손으로 고라주고, 입 으로 핥아 주면서 아주 멋진 스타일로 만들어 주었어요.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주고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보살핌을 받는 것 같았어요

때때로 토끼형과 함께 멀뚱이 형을 찾아 나서기도 했습니다. 멀뚱이 형은 늘 학교 어딘가에 숨어 있기로 유명해서 학교 학생들은 가끔 멀뚱이 형 찾기 놀이를 했어요. 


오늘도 멀뚱이 형이 아침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았따고 해요. 고양이 학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학생들은 오후 4시가 되자 멀뚱이 형 찾기 놀이를 시작했어요. 


멀뚱이 형을 찾는다고 해서 뭐 상금이나 선물은 없었지만 누군가를 찾는 다는 것은  재미 있는 일이지요. 모두 멀뚱이 형이 갈만한 곳을 알고 있었고, 발자국을 기억해 두고 있다가 어디 갔을까? 추리하곤 했습니다. 벌써 어딘가에는 멀뚱이 형 찾기 동아리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 동아리에서는 멀뚱이 형이 좋아하는 것, 취미, 생김새 등을 계속 관찰했다가 형이 사라졌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날 날씨와 멀뚱이 형의 기분 등을 고려해서 제일 먼저 어디에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정보가 대부분 맞아떨어져서 참 신기했습니다.


나는 토끼형과 함께 오늘은 꼭 우리가 먼저 형을 찾아보자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무엇보다 나는 동생이니까 당연히 멀뚱이 형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토끼형과 나는 학교의 구석구석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멀뚱이 형이 미고와 같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