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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정과목은 연구비이다.

사랑은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끊임없이 연구하는 개발비와 같다.

by 신수현

사랑은 완성된 상품이 아니라, 끊임없이 연구하는 개발비와 같다.


사람들은 사랑을 마치 가치가 높은 것은 재고처럼 쌓아두었다가, 가치가 떨어지거나 판매되지 않고, 필요 없으면 싸게 팔아버리는 ‘땡처리 제품’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미 정해진 공식에 인건비와 원재료를 넣어 딱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가 만들 놓은 설계도를 그대로 따라 하면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

즉시 눈에 보이는 이익과 매출로 연결되고, 장부에 선명히 기록되는 그런 ‘제품’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랑은 그런 게 아니다.

사랑에는 정해진 공식도, 매뉴얼도 없다.

누군가의 연애 지침서를 따라 한다고 해서 똑같은 결말이 펼쳐지지 않는다.


사랑은 언제나 불확실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며, 때로는 그저 비용으로만 남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연구개발비’에 비유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 바로 그 위치에 사랑이 있다.


회계에서 자산은 여러 종류가 있다.

재고자산은 이미 만들어진 제품처럼 팔리면 바로 현금으로 바뀐다.


유형자산은 건물이나 기계처럼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가치가 줄어든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상승하는 유형자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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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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