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은 전염된다

by 신성규

나는 내 안에 거대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그 에너지는 때로 태양처럼 뜨겁고, 때로는 거친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그 불꽃이 활활 타오를 때면 나도 모르게 내 존재 전체가 빛나고 흔들린다.

나는 그 불꽃을 감추려 애써도, 그것은 숨길 수 없는 내 일부가 되어 내 몸과 마음을 지배한다.


그 불꽃은 단순한 열기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감정이자 의지이며, 나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원초적인 힘이다.

그러나 그 뜨거운 에너지가 상대방의 마음에 닿을 때,

나는 종종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내 불꽃이 그들에게 폭풍 같은 조증의 파도를 몰고 온다는 사실에,

나는 무거운 죄책감을 느낀다.


조울증은 전염되는 듯하다.

내게 공감할수록, 공감 능력이 높은 그녀들도

그 격렬한 감정의 파고에 휩쓸려 흔들리고 고통받는다.

내가 가까이할 때면, 여자들은 조울증 약을 먹는다.

그 말은 내게 너무나도 큰 상처로 다가온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생각은 나를 갉아먹는 무거운 짐이다.


그들의 흔들림과 고통을 마주할 때마다,

내 마음은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다.

나는 그 무거운 책임감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내가 가진 에너지가, 내 안의 불꽃이 누군가를 태우고 망가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숨이 막힌다.

나는 나 자신조차도 온전히 다스릴 수 없는데,

어떻게 다른 이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죄책감은 나를 짓누른다.

내 안의 불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내는 도구가 되어버린 듯한 착각 속에서,

나는 점점 더 깊은 고독으로 빠져든다.


나는 두렵다.

이 불안이 나를 꽉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는다.

평생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은 막막함이 내 심장을 조여온다.

내가 누군가에게 닿을 때마다,

그들에게 상처와 파괴를 남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마음은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나는 그 두려움 속에서도 나아가려 한다.

내 안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그 뜨거운 에너지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천천히 배워가고 있다.


내가 가진 힘이,

결코 누군가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비추고 따뜻하게 하는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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