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바란다.
고통에서의 해방, 외로움에서의 탈출,
삶의 무게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어떤 타인,
혹은 어떤 절대적인 존재를 찾아 헤맨다.
나 역시 그러했다.
누군가가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기를,
내 안의 상처를 꿰뚫어보고도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는 그 바람이 사랑이 아니라 의존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에게 구원을 기대하면
그 사람은 곧 짐이 된다.
“너만은 나를 구해줘야 해”라는 말은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존재의 책임을 위임하는 것이다.
이럴 때 관계는 무너진다.
한 사람은 무거워지고,
다른 한 사람은 더 목말라진다.
서로를 망가뜨리게 된다.
진정한 구원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시작된다.
고통은 내 안에서 자라난 것이기에
그 고통을 품고 바라보며
다시 나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 먼저다.
심지어 신을 믿는다고 해도,
그 신과 내 안에서 하나 되어
내면에서 평화를 찾지 않는다면
그 믿음조차 외부 의존일 뿐이다.
신은 삶의 외부에서
마법처럼 고통을 없애주지 않는다.
그 대신,
고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을 바꾸는 힘을 준다.
사랑은 일방적인 구원이 아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는 일이다.
그래서 사랑은 항상 양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상대가 나의 고통을 껴안고,
나도 상대의 불안에 손을 내밀며,
함께 서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은 존재로서의 관계가 된다.
타인의 품에서 위안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위안조차도
내가 나 자신을 구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온전히 스며든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내 안에 텅 빈 구멍을 채워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갈 누군가를 맞이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
구원은 결국 내면의 완성이고,
그 완성된 조각들 사이에
비로소 사랑은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