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너는 아직 사랑을 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은 칼처럼 내 마음을 베었다.
준비가 안 되었다는 말은,
결국 ‘자격이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사랑을 할 자격도,
사랑을 받을 자격도 내게는 없다는 것처럼.
내 안의 고통이 문제였다.
지나간 상처들, 반복되는 불안,
의심과 거리 두기,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오는 자기 파괴적 충동.
나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있음에도,
나 자신의 고통으로 인해
그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자주 상상했다.
만약 누군가가 나를 끝없이 붙잡아주었다면,
내가 불안에 휩쓸려 도망치려 할 때
한없이 기다려주고,
나의 고통을 품어주었다면
사랑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 모든 애씀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다시 손을 뿌리치고
등을 돌렸을까?
이 질문엔 쉬운 답이 없다.
왜냐하면,
내면의 고통은 외부의 사랑으로 온전히 치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을 위한 준비는
돈도, 말솜씨도, 매력도 아니다.
그것은 곧 내 고통을 알아차리고 책임질 수 있는 용기,
내가 두려워지는 순간에도
“이건 내 상처가 만들어낸 반응일 수 있다”며
잠시 멈춰설 수 있는 자기 인식의 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에게 기대기 전에
스스로를 돌보는 힘이다.
사랑은 서로를 치유할 수 있지만,
그 치유는 서로가 자기 몫을 감당할 때 가능하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구원해줄 순 없다.
그러나 서로의 어둠을 인정하고 껴안을 순 있다.
사랑의 자격이란
완전함이 아니다.
사랑은 본래 불완전한 사람들끼리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제 알고 있다.
내가 사랑을 할 준비가 안 되었다는 건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준비하려 한다.
상처에 휘둘리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붙잡아 줄 손을 바라보며
그 손을 붙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