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은 질문이다

by 신성규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결론이 무엇인가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가요?”


그럴 때마다 입을 다물게 된다.

왜냐하면 이 글들은

답을 향해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언제나 질문을 향해 움직인다.


의도를 물었을 때,

어쩌면 가장 정확한 대답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균열을 열기 위해.”


해석되지 않은 감정,

다른 사람의 언어로 뒤덮인 기억,

그 익숙한 표면을 조용히 흔들기 위해

문장은 쓰였다.


글은 누군가를 이해시키지 않는다.

그 대신

잊고 있던 의문을 다시 불러온다.

내면 깊은 곳에 고요히 침잠한 채,

한 번도 끝까지 따라가본 적 없는 질문을.


문장은 위로의 손길이 되기를 거부한다.

그보다는,

감정의 구조를 드러내는 조명처럼 작동하기를 원한다.


감정은 언제나 구조를 따른다.

무너진 사랑,

지워진 말,

그 모든 것은 하나의 존재론적 기하학이었다.


그 패턴을 꿰뚫어보지 않는 한,

고통은 반복된다.


그래서 문장은

응답이 아니라,

혼란이다.


정리된 해석은 잠시의 안정을 줄 뿐,

균열을 통과한 질문만이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은 답을 원하지만,

삶은 언제나

질문 속에서 진짜로 움직인다.


질문은 한 존재를 흔들고,

그 흔들림 속에서 새로운 언어가 생긴다.


그것이 문장의 목적이라면,

글은 더 이상 설명이 아닌

해체의 시작이 된다.


그러니 이 글은 선언이다.


답을 쓰지 않겠다는 선언.

누군가의 세계를 정리하는 대신,

내면의 질문을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는 의지.


한 문장이 끝나는 자리에서

언어는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진실하게 해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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