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설계한 현실 감각의 구조

by 신성규

현대의 직장인들은 상상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상상하지 못한다.


그들은 매일 일한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떻게 돈이 되는지,

어떻게 회계에 반영되고,

어떻게 경영의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모른다.


그저 반복되는 작업 안에서

자신이 ‘필요하다’고 믿는 감각에 의존한다.

그러나 그 믿음은

대개 착각이다.

그들은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대체 가능한 부품이다.


현대의 조직은

한 사람에게 하나의 기능만을 요구한다.

회사는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부품화한다.


사람은 점점 더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되고,

한 가지 일만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험 많은 전문가’라고 믿는다.


그러나 전체를 모르는 전문가는

사실 자기 일이 어떤 맥락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바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왜 월급을 받는지도 제대로 모른다.

“노력했으니까.”

“회사에 헌신했으니까.”

이건 신화에 가깝다.


돈은 가치 흐름의 순환 속에서 나온다.

그 흐름을 모르는 사람은

사실상 자신이 경제 구조 안에서 어떤 위치인지도 모르는 상태다.


그들은 현실적이라 믿지만,

사실은 가장 현실을 모르는 인간이다.


회사 밖을 상상하면 무섭다.

왜냐하면 그들은

“밖에 나가면 죽는다”고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퇴사 = 추락

전업 = 파산

창업 = 무모함

자유 = 위험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가 원한 사고 구조다.


상상하지 못하는 인간.

그러므로 도전하지 않는 인간.

그래서 계속 부품으로 남아줄 인간.


자본주의는 바보를 원한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관계만 따지고,

말을 고분고분 듣고,

대체 가능한 기능만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


그들은 착한 사람이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위험 없는 사람이다.

가장 혁신하지 않는 사람.

가장 저항하지 않는 사람.


자본은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반항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묻지 않는 사람.


상상하는 인간은

“지금 이 시스템이 옳은가?”

라고 묻기 시작한다.


그 순간,

자본주의는 그를 불편해한다.

그는 구조를 파악하려 들고,

자신이 쓸려가고 있다는 걸 자각한다.


그는 회계를 배우기 시작하고,

경영을 독학하며,

전체 구조를 ‘상상’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것이 자본주의가 가장 두려워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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