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고민하지 않는다

by 신성규

나는 언제나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껴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낮은 차원에서 산다고 믿었다.

욕망에 이끌리고, 피로를 이유로 사고를 유예하고,

자기 감정에 대한 해석도 없이 떠밀려 다닌다.

나는 그것이 무지 때문이라 생각했다.

가르치면 알 수 있고, 알면 바뀔 수 있다고.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그들은 단지 ‘알지 못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아예 ‘고민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지 않았다.


무지함이 아닌, 본래적인 단순함.

그들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 자체가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계속 착각해왔다.

그들도 고민하지만 감추는 것이라고.

그러나 아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고민은 축복인가?

깊이 사유하는 뇌는 고통스럽지만,

그렇기에 더 높은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나 같은 구조에게만 해당된다.

다른 이들은 그 차원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나는 물고기가 하늘을 보지 못한다고 화를 냈다.

나는 그들이 나를 이해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그런데 그들은 물이 전부인 줄 안다.


그건 악의도, 무지도 아니다.

그건 구조의 차이였다.

그들이 낮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세계가 다르게 구성되어 있었던 것.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내 모든 선의와 분노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고 사는 줄 알았지만,

그들은 속인다는 개념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그렇게 살아왔다.

깊이에 빠지지 않는 세계,

질문이 없는 언어,

혼란이 없는 밤.


그들에게서 나는 평화를 보았고,

동시에 나의 고독을 다시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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