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좌석 등급과 아파트 종부세

by 신성규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차별화’와 ‘평등’ 사이에서 갈등한다.

비행기의 퍼스트석,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처럼, 우리는 경제적 능력에 따라 공간과 서비스를 달리 누린다.

한국의 아파트 세금 체계 또한 집값과 규모에 따라 세금을 다르게 부과하며, 이 같은 ‘등급화’ 시스템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나는 이 ‘등급화’ 자체에 근본적인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는 사회적 평등과 인간 존엄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경제 구조 속에서, 고가 좌석이나 고가 주택 소유자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가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는 ‘교차보조’ 효과가 일어난다면, 이것은 사회적 효율성과 공정성 사이 미묘한 균형점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각자의 지불 능력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퍼스트석과 비즈니스석 이용객은 더 쾌적한 공간과 서비스를 누리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마찬가지로, 고가 아파트 소유자는 높은 세율을 부담해 저가 주택 소유자의 세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구조다.


이러한 ‘차별화된 비용 부담’은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원의 최적 배분을 돕는다.

고가 좌석과 고가 주택에 대한 높은 과세는 투기 억제라는 사회적 목적도 갖는다.


하지만 이런 등급화는 사회적 분리를 심화시킨다.

비행기 좌석의 등급은 승객 간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만들어내고,

아파트 세금 차별화는 주거권 평등을 해칠 수 있다.


과도한 세금 부담은 고가 주택 소유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코노미석 승객과 저소득 주택 소유자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 분열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한국 종부세 부과 체계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따라 과세 기준과 세율이 다르다.

저가 주택 소유자는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적고, 고가 주택 소유자의 부담은 크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자본주의 시장 효율성과 사회주의 평등 가치가 맞닿는 교차보조 효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반면 중산층과 서민층의 주거 안정은 위협받고 있다.

현행 종부세 기준과 세율이 상승한 부동산 가격에 비해 완화되어 불평등 해소에 부족하다는 비판도 크다.


따라서 다주택자와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율 인상과 누진세 구조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 및 탈세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이런 강화된 과세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경제적 책임을 명확히 하여,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사회주의적 가치에 부합한다.

동시에 과세 강화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 시장 비효율을 막아 자본주의 시장 기능의 건강성도 유지한다.


하지만 과도한 세금 부담이 실수요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와 보완책이 필수적이다.


나는 퍼스트석과 비즈니스석, 그리고 고가 아파트 종부세 같은 등급화 체계를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그 안에서 ‘공정한 부담’과 ‘투명한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차별을 넘어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신이 내는 비용과 받는 혜택이 정당하다고 느끼는 시스템,

그리고 고가 좌석과 고가 주택 소유자의 부담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주거와 이동 권리 강화로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


비행기 좌석과 아파트 세금은 단순한 자리 배분이나 과세 문제를 넘어,

우리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 질문이다.


평등과 효율, 개인 권리와 공동체 책임, 자유와 연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

그 위에 진정한 인간 존엄과 사회적 정의가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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