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리는 조용하고 정제되어 있다.
여자들은 리액션이 크고, 말끝은 늘 부드럽다.
눈이 마주치면 미소 짓고, 가벼운 동작 하나에도 예의가 깃든다.
그들은 마치 감정의 스크립트를 정리해놓은 비서처럼 행동한다.
정확하고, 예측 가능하며,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이상하다.
나는 불편하지 않은 이 완벽함 속에서
묘한 공허함을 느낀다.
한식이 그립다.
그 단맛,
달고 맵고 짠 맛이 동시에 오는 그 복합적인 감각.
일본 음식은 정갈하지만,
소금기가 지배한다.
미소 된장국의 따뜻한 짠맛도 좋지만,
김치찌개의 고춧가루와 들깨의 싸움,
된장의 탁함과 마늘의 강렬함이 주는
그 생생한 감각이 그립다.
나는 그리운 것이다.
달콤하고 앙칼진 것.
다층적인 것.
예측 불가능한 것.
한국 여자들은 애교가 적지만,
감정의 진폭이 깊다.
화가 나면 불꽃이 튀고,
좋아하면 세상이 다 환해진다.
그건 협업이 아니라, 공명에 가깝다.
나는 그들 속에서 삶의 맛을 느낀다.
그것은 불편하고, 위험하고,
때로는 지치는 관계지만,
“내가 여기 있다”는 실감을 주는 만남이다.
일본 여자는 예의바르고,
한 걸음 물러서고,
당신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분위기를 조율해 준다.
그건 분명 편안한 호스팅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일종의 관리된 감정처럼 느껴진다.
그녀들은 아름답고 침착하다.
하지만 모든 대화가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을 때,
나는 오히려 그 안에서 혼자 미끄러지는 기분을 느낀다.
마치 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만 대화가 지속되는 듯한 기분.
그리고 그 역할에서 벗어나는 순간,
관계는 조용히 닫힌다.
그에 비해
한국 여자들은 동업자 같다.
함께 화를 내고,
함께 꿈꾸고,
때로는 같이 무너지고,
또 다시 싸우며 함께 일어선다.
그것은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삶의 설계에 대한 공동 작업이다.
불같고, 질투 많고, 말 많고,
예쁘고, 나쁘고, 웃기고, 슬픈…
모든 것이 들어 있는 복합 양념장 같은 존재.
그건 음식으로 치면 한식이다.
미묘하지 않고, 직진하며,
너무 맛있어서 가끔은 과하다.
하지만, 그 과함조차 인간적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일본 여자가 최고라고.
그 우아함과 감정의 선을 지키는 태도가 매혹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 우아함보다는,
삶과 맞붙어 싸우는 동료로서의 여자를 원한다.
그리고 그 감정의 궤적이,
내게는 조선 여자의 얼굴 속에 있다.
그 앙칼짐,
그 달콤함,
그 쿡 찌르는 발언 하나에 담긴 날카로운 지성.
그것이 내게는
한국의 맛이자
한국의 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