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역동성은 어디서 왔나

by 신성규

우리나라가 이렇게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하는 이유는 단순한 경제 성장이나 정치적 상황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적 정서 자체가 조울증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감정과 사고가 극단을 오가는 성향을 내재화해왔고, 그 결과 사회와 문화, 산업 모든 면에서 독특한 역동성을 만들어냈다.


과거 엘리트 교육을 살펴보면 남성은 독문학을, 여성은 불문학을 익히도록 했다. 단순한 학문 선택의 문제를 넘어, 이는 사회적 정서의 두 가지 축을 형성했다. 제조업과 법학, 산업적 사고에서는 독일적 정서가 강하게 나타나고, 문화와 예술에서는 프랑스적 정서가 지배적이다. 법학 분야에서 독일로 유학을 보내는 전통은, 보수적·체계적·규율 중심의 사고를 내재화하게 했다. 반면 문화적 진보와 예술적 실험에서는 프랑스적 감수성과 개방성이 발현하며, 이는 사회적 진보와 창의성으로 이어진다.


또한 대한민국 법체계 자체도 대륙법과 영미법이 혼합되어 있다. 이로 인해 사회 구조에서도 양극성 특징이 나타난다. 법과 제도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유연하고 상황에 맞는 해석을 허용한다. 이러한 혼합적 구조는 산업, 정치, 문화 모든 영역에 투영되어, 한국 사회가 동시에 보수적이면서도 진보적, 규율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양가적 성향을 갖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한국 사회에는 흑백 논리와 절대적 정답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성장을 위해 효율을 택해야 했고, 그 결과 사회는 포용과 타협보다는 “내가 옳다”는 신념과 경쟁으로 움직였다. 서로가 다르게 생각하면 분란이 생기고, 그 분란 속에서 다시 새로운 역동성이 태어난다. 효율과 경쟁을 중심에 둔 사회 구조는 창의적 성장을 촉진하면서도, 동시에 불안정과 충돌을 반복하게 만든다.


때때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환자에 가깝고, 만약 대한민국이라는 녀석이 사람이었다면, 틀림없이 입원해서 휴식을 취해야 할 정도일 것이다. 조울증적 감정과 흑백 논리, 극단적 경쟁과 창의적 폭발을 동시에 품은 이 사회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거리와 유머가 필요하다.


결국, 한국의 역동성은 우연이 아니라 조울증적 정서와 흑백 논리, 그리고 인간으로 치면 ‘입원할 정도의 에너지’에서 비롯된 구조적 특성이다. 산업과 법, 문화와 정치, 개인과 집단 모든 층위에서 서로 다른 결이 교차하며, 그것이 사회를 끊임없이 진동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러한 정서를 이해할 때, 한국 사회의 독창적 힘과 불안정성, 그리고 창의적 에너지를 동시에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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