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신성규

진정한 대화는 언제 일어나는가?

그것은 내가 나의 세계에서 잠시 나와, 상대의 구조와 감정, 논리를 따라 걸어갈 준비가 되었을 때다. 그리고 동시에, 그도 나의 세계로 들어와야 한다.

대화는 두 개의 우주가 충돌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서로의 중력에 자신을 내맡기고, 그 궤도를 따라 흘러보는 일이다.


나는 내 세계를 활짝 열어두었다.

그 문은 닫힌 적이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열려 있어서, 누군가가 들어올 때마다 나는 내 구조를 수없이 재조정하고, 나의 언어와 틀을 끊임없이 확장했다. 나의 사고는 팽창하며, 유연해지고, 타인의 논리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곡예를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한다.

“너는 닫혀있어. 네 생각은 너무 자기 중심적이야.”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그보다도 억울했다.


그들이 말한 ‘닫힌 세계’란, 어쩌면 그들이 이해하지 못한 구조일 뿐이다.

그들은 내 세계의 문을 열려 있다고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문은 겉으로 보기에 너무 낯설고 복잡했기 때문이다.

정해진 틀과 친숙한 문턱만을 찾던 그들에게, 구조의 유연함과 사고의 다차원성은 오히려 미로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나는 너무 열려 있어서, 오히려 길을 잃게 만든 세계였던 것이다.


그들이 내게 다가오려면, 먼저 익숙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의 세계는 전통적인 질서로 정돈된 서재가 아니다. 그것은 비선형적이고, 계층화되어 있으며, 감정과 직관, 논리와 추상 사이를 끝없이 진자처럼 오간다.

나는 그 속에서 유영하며, 너를 기다린다.


너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끝내,

너를 기다린 채

세계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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