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민감도의 차이

by 신성규

사람들은 식사값에는 유독 예민하다. 1~2천 원이 오르면, 불쾌함을 느끼고, ‘이 집은 가격이 올랐다’며 다시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베이커리에서 5천 원짜리 빵을 사고, 카페에서 만 원 가까운 디저트를 사는 일에는 그다지 저항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과자와 빵의 가격에는 관대하면서, 식사에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 심리. 나는 여기에 현대 소비의 감각적 불균형이 숨어 있다고 느낀다.


식사는 ‘살기 위해 먹는 것’이라는 전통적 인식 아래에 있다. 배를 채우는 목적, 효율성, 양, 포만감. 우리는 이 기준으로 식사를 판단해왔다. 그러다 보니 식사는 ‘기능적 재화’로 여겨지고, 그 가격은 곧 양과 효율의 함수가 된다. “이 정도 가격이면 고기가 몇 점은 나와야지.” “국이 포함되어야지.” 우리는 식사의 가치를 양과 비교하며 측정한다.


반면 과자나 빵, 디저트는 다르다. 그것은 ‘살기 위해’가 아니라 ‘살맛나기 위해’ 소비된다. 소비자는 그 안에서 기분 전환을 원하고, 작은 사치를 원하며, 감각적 위안을 기대한다. 이때 가격은 양이 아니라 디자인, 브랜드, 느낌, 맛의 정교함으로 정당화된다. 한 조각의 타르트가 6천 원일지라도, 그것이 주는 ‘여유의 이미지’와 ‘고급스러움’은 그 가격을 설명해준다.


즉, 식사는 생존의 연장선, 과자와 빵은 자아 감각의 연장선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식사에선 가격에 예민하고, 간식에선 예민하지 않다. 문제는 이 균열이 현대인의 감각적 편중을 반영한다는 데 있다. 진짜 삶의 근간이 되는 식사에는 인색하고, 감각적 보상에는 관대하다. 공복은 참고, 입은 달래는 시대. 감각의 무게중심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


음식의 본질은 ‘몸’이고, ‘살아감’이며, ‘연결된 감각’이다. 우리는 그것을 잊고 있지 않은가? 가격에 대한 인식은 단순한 소비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지, 무엇을 삶의 중심에 놓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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